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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아이들 밥상에서 쫓아낸 그것을, FDA는 '비초가공' 라벨로 부활시켰다

AI 생성 이미지 - 거대한 사전 위에 'NON-ULTRA-PROCESSED' 라는 글자가 표시되어 있고, 비즈니스맨들이 페인트 브러시로 글자를 수정하고 있으며, 주변에는 다양한 색상의 식품 패키지와 FDA 라벨 스티커가 산재되어 있는 장면을 묘사한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
AI 생성 이미지 - FDA의 '비초가공' 라벨 도입으로 인한 초가공식품 산업의 마케팅 언어 조작을 풍자한 편집 인포그래픽

한줄 요약

초가공식품(UPF) 라벨링 전쟁이 2026년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환점을 맞고 있다. 2009년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 카를로스 몬테이로 교수가 개발한 NOVA 분류체계는 '산업적 가공 정도'라는 혁명적 기준으로 3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식품 산업을 뒤흔들었고, 브라질은 이를 기반으로 학교 급식에서 초가공식품 비율을 90% 이상 제거하는 데 실제로 성공했다. WHO와 The Lancet이 잇따라 강력한 규제 권고를 발표하는 가운데, 미국 FDA는 '비초가공(non-ultra-processed)' 라벨 프레임워크 도입을 예고하며 식품 라벨링의 판도에 새 국면을 열었다. 그러나 이 프레임워크는 소비자 보호의 전진이 아니라, 빅푸드가 20년간 수행해 온 어휘 전쟁의 최종 승리 — NOVA의 언어를 파괴하려다 실패한 후 그 언어를 자사에 유리하게 재정의하는 전략의 완성이라는 구조적 비판에 정면으로 직면해 있다. 이 글은 NOVA의 탄생부터 FDA의 전유까지, '초가공'을 정의하는 권한이 곧 식품 권력이 되는 현실을 파헤치고,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식품 정책의 향방을 짚는다.

핵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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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A 어휘 전쟁의 반전 — 빅푸드가 '파괴'에서 '전유'로 전략을 바꾸다

빅푸드는 2009년 NOVA 분류체계가 등장한 이후 17년간 이 분류를 무력화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공격했다. 학술 저널에 반박 논문을 게재하고, Consumer Brands Association을 통해 "인식 기반 자의적 분류"라는 공식 반론을 확산시키며, 로비스트를 동원해 FDA와 의회에 압력을 가했고, 2024년 한 해에만 로비에 2,950만 달러를 쏟아붓고 327명의 로비이스트를 고용했다. 그러나 WHO, Nature Medicine, The Lancet이 잇따라 NOVA의 프레임을 채택하고, 브라질과 캘리포니아가 법으로 채택하면서 '언어 파괴' 전략은 명확히 실패했다. 이 패배 이후 빅푸드는 전략을 180도 전환했는데, NOVA의 언어를 없애는 대신 그 언어의 반대말인 '비초가공'을 자사에 유리한 마케팅 프레임으로 만드는 접근이다. 이 전략적 전환은 유기농(organic) 인증이 도입 20년 만에 대기업에 장악된 선례와 정확히 같은 경로를 밟고 있으며, 결국 소비자 보호의 언어가 산업 마케팅의 도구로 변질되는 구조적 패턴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10월 Coca-Cola·PepsiCo·Nestlé·General Mills·Kraft Heinz 등이 결성한 AFIT(Americans for Ingredient Transparency)는 강력한 주 단위 규제를 약화된 연방 기준으로 대체하는 전략을 공식화하며, 이 전유 전략의 조직적 실행 기구로 기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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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비초가공' 프레임워크의 규제 포획 위험 — 기업이 정의 과정에 앉아 있다

FDA의 '비초가공' 라벨 프레임워크가 브라질의 NOVA 채택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정의 수립 과정에 식품 기업이 공식적으로 참여한다는 구조적 차이다. 2025년 7월 시작된 정보공모(RFI)에 가장 적극적으로 응답한 주체가 식품 산업 로비 단체였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며, FDA Commissioner Marty Makary 스스로가 '비초가공' 라벨이 기업 간 경쟁을 유도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브라질 정부가 2014년 NOVA를 공식 식이 지침에 반영할 때 기업 로비 그룹은 정의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됐고, 그 독립성이 엄격한 규제를 가능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었다. 미국에서는 USDA가 농업 진흥과 식품 안전이라는 상충하는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는 구조적 문제까지 더해져,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이 일어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만약 '비초가공' 기준이 산업 친화적으로 느슨하게 설정되면, 공정을 약간만 수정한 제품이 건강식으로 둔갑하는 세탁 도구가 되며, 한번 확정된 기준은 되돌리기가 정치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위험이 크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FDA 기준을 참조 기준으로 채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이 구조적 취약성은 글로벌 식품 안전 거버넌스 전체의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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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모델 vs 미국 모델 — 동일한 언어, 정반대의 결과

브라질의 PNAE(국가학교급식프로그램)는 세계 유일하게 NOVA 기반으로 초가공식품 비율을 90% 이상 제거한 실증 사례로, 150,000개 학교 4천만 명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급식 UPF 비율을 2020년 20%에서 2025년 15%, 2026년 10%로 단계적으로 낮추었다. 이 모델의 성공 비결은 기업 영향력이 배제된 독립적 정의 채택, 연방 차원의 일관된 적용, 그리고 신선·최소가공 식품 공급 인프라의 동시 구축이었으며, 지역 소농과의 직접 계약을 통해 급식 재료를 조달하는 시스템이 함께 가동됐다. 반면 미국은 연방 정의가 부재한 상태에서 캘리포니아(Real Food Healthy Kids Act, 2025년 10월), 애리조나(11개 첨가물 금지, 2026-27 학년도), 콜롬비아(UPF세 20%) 등이 각자 다른 기준으로 규제를 추진하는 파편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동일한 NOVA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결과가 정반대인 이유는 결국 "누가 정의를 통제하느냐"의 차이로 귀결되며, 이것이 이 논쟁의 가장 핵심적인 구조적 교훈이다. 한국의 학교 급식 시스템이 브라질 모델을 참고할 경우, 지역 농가 직거래 연계와 가공식품 비율 상한 설정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구축하는 것이 성공의 전제 조건임을 이 비교가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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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링의 행동 변화 한계 — NLEA 36년이 증명한 불편한 진실

미국은 1990년 NLEA(영양 라벨링 및 교육법)를 통해 식품 영양 정보 표시를 의무화했지만, 이후 36년간 비만율은 23%에서 42%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 역사적 데이터는 라벨만으로 소비 행동을 바꾸는 것이 극히 어렵다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는데, 사람들은 라벨을 읽어도 가격, 접근성, 습관, 시간적 여유, 그리고 식품 사막이라는 구조적 환경에 따라 선택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900만 명이 식품 사막에 살고, CDC 데이터 기준 미국 청소년 열량의 62%와 성인 열량의 53%가 UPF에서 온다는 현실에서, '비초가공' 라벨 추가가 이 견고한 패턴을 깨뜨릴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약하다. 반면 영국 음료세처럼 라벨이 아닌 가격 인센티브가 실제 행동 변화를 이끈 사례가 있지만, 미국은 식품 산업 로비의 영향으로 세금 기반 규제에 대한 정치적 저항이 극히 강하다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 칠레의 강제 흑색 경고 라벨법은 3년 만에 구매 당류 20%, 나트륨 14% 감소라는 성과를 냈는데, 이는 '자발적 긍정 인증'이 아닌 '강제 부정 경고'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비초가공' 자발 인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메커니즘이다. 소비자 10명 중 7명이 UPF 회피를 시도하지만 37%만이 '매우 잘 안다'고 답한 조사 결과는, 이 무지가 '비초가공' 마케팅 라벨의 가장 비옥한 토양이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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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불평등 심화 경로 — '비초가공' 라벨이 부유층 전용이 되는 메커니즘

'비초가공' 라벨 도입이 기존의 식품 접근성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은 명확하다. 인증을 받기 위해 기업이 부담하는 원료 전환·제조 공정 변경·인증 비용이 최종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면서, '비초가공' 제품은 자연스럽게 프리미엄 가격대로 이동하게 되며, 유기농 식품이 일반 식품보다 평균 47% 비싼 현실이 이 경로를 실증한다. 미국에서 저소득 가구와 유색인종이 식품 사막에 불균형적으로 많이 거주하며, 최저 소득·학력 그룹에서 UPF 구매 비율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건강한 식이 전환 시 연간 1,012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분석을 고려하면, '비초가공' 프리미엄은 이미 건강한 식품에 접근할 여유가 있는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역진적 구조를 만든다. 더 나아가 Lancet 2025 시리즈는 명시적으로 "UPF 소비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서 더 높다. 고UPF 식단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저렴한 UPF에 의존하는 인구의 식품 불안을 심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것은 "건강한 선택지를 만들었다"는 정책적 명분 아래 실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선택지를 더 비싸게 만드는 구조적 위선이 될 위험이 크며, 한국의 경우 편의점과 대형마트 PB 즉석식품에 의존하는 저소득 1인 가구가 이 불평등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긍정·부정 분석

긍정적 측면

  • 초가공식품 개념의 글로벌 주류화 — 식품 산업 비판의 프레임이 확립되다

    17년 전 브라질 한 대학의 분류체계에 불과했던 NOVA가 이제 WHO 공식 의제, BMJ 메타분석, Nature Medicine, The Lancet 전문가 시리즈, 그리고 미국 FDA의 정책 프레임워크에까지 도달했다는 사실은 공중보건 역사에서 전례가 드문 성취다. 이 언어가 주류화되기 전에는 "식품이 건강에 나쁘다"고 말하려면 개별 성분(설탕, 나트륨, 트랜스지방)을 하나씩 지목해야 했는데, NOVA는 '산업적 가공 정도'라는 상위 프레임을 제공함으로써 식품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한 번에 조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것은 1960년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농약 산업 전체를 비판할 수 있는 언어를 만든 것과 비교할 만하다. 실제로 NOVA 언어의 확산 이후 글로벌 식품 기업들이 'clean label' 전략을 본격화하며 첨가물 수를 줄이는 움직임이 가속화됐다는 점에서, 언어의 힘이 시장의 힘을 바꾸기 시작한 실증적 증거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개념의 주류화 자체가 소비자 인식을 바꾸고, 기업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압력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 성과의 가치는 분명하다.

  • 브라질 학교급식의 실증적 성공 — 정책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증거

    브라질의 PNAE는 전 세계에서 NOVA 기반으로 초가공식품을 체계적으로 제거한 유일한 대규모 성공 사례로, 학교급식 UPF 비율을 2020년 20%에서 2026년 1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고, 150,000개 학교 4천만 명 학생에게 연간 약 100억 끼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학교급식 정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은 단순한 금지가 아니라 신선·최소가공 식품 공급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한 통합적 접근에 기반했으며, 지역 소농과의 직접 계약을 통해 급식 재료를 조달하는 시스템이 함께 가동되면서 "초가공 제거"와 "대안 제공"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이 모델은 칠레, 우루과이, 페루 등 남미 전역으로 확산 중이며, WHO가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명시적으로 참조하는 모범 사례가 됐다. 정책이 "금지"에 그치지 않고 "대안 인프라"를 함께 만들 때 실제로 식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브라질은 증명했으며, 예산도 2023년 39% 증액되어 연간 R$55억 규모로 확대됐다. 이 성공 모델은 한국의 학교 급식 정책 개혁 논의에서 가장 강력한 참조 사례가 될 수 있다.

  • 주 단위 규제의 상향식 압력 — 연방 변화를 끌어내는 도미노 효과

    캘리포니아의 Real Food Healthy Kids Act(2025년 10월 통과, 미국 최초 UPF 법적 정의)와 애리조나의 학교 내 11개 첨가물 금지법(2026-27 학년도 시행)은, 연방 정부가 움직이기 전에 주 단위 규제가 먼저 변화를 만들어내는 미국 특유의 상향식 정책 동학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중요한 소비자 보호 법안들, 예를 들어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나 유기농 인증 기준도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되어 연방으로 확산됐다. UPF 규제도 이 패턴을 따를 가능성이 높으며, 주별 규제의 패치워크가 오히려 식품 기업에게 "차라리 전국 단일 기준이 낫다"는 판단을 유도하면서 연방 규제를 압박하는 역설적 동력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콜롬비아도 2023년 UPF세 10% 도입 후 판매가 5% 줄었고, 2025년 20%로 인상하면서 라틴아메리카 전체의 규제 모멘텀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상향식 변화의 속도와 범위가 앞으로 2~3년간 미국 식품 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 역학적 증거의 결정적 축적 —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의 데이터

    BMJ 2024 우산 메타분석(45개 메타분석, 980만 명)에서 UPF 고소비군의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50% 높았고, 심장병 사망 위험은 66% 높았다. 더 결정적인 건 PMC 2025 코호트 분석(18개 코호트, 115만 명)에서 UPF 최고 소비군의 전사망 위험이 15% 높았으며, UPF 비율이 10%p 올라갈 때마다 사망 위험이 10% 선형으로 증가한다는 용량-반응(dose-response) 관계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8개국 연구에서 미국만 해도 연간 UPF 기인 조기 사망이 124,000명이라는 데이터는, 담배 규제를 정당화했던 역학적 증거 수준에 필적하는 것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산업 측의 지연 전략을 무력화하는 데이터 기반을 제공한다. The Lancet 시리즈에 참여한 43명의 국제 전문가가 104개 장기 연구 중 92개에서 UPF의 만성질환 위험 증가를 확인하고 일관되게 "즉각적 정책 전환"을 촉구한 것은 이 증거의 무게를 반영한다. 과학적 합의가 이 수준에 도달하면, 정책적 대응의 정당성은 더 이상 논쟁의 영역이 아니게 된다.

  • 글로벌 규제 연대의 형성 — WHO와 학술계의 일관된 목소리

    WHO가 2026년 4월 '원헬스 의제' 이벤트에서 UPF를 글로벌 건강 위협으로 격상시키고, Nature Medicine과 The Lancet이 연이어 강력한 규제 권고를 발표한 것은 국제 공중보건 거버넌스에서 UPF가 담배·설탕에 이은 세 번째 글로벌 규제 대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대가 중요한 이유는 개별 국가의 규제가 글로벌 식품 기업의 로비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지만, WHO 수준의 국제 기준이 만들어지면 개별 국가가 규제를 도입할 때 정당성과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우루과이·페루·에콰도르·멕시코·칠레·콜롬비아·이스라엘·말레이시아·인도·프랑스·캐나다 등 12개국이 이미 식이 가이드라인에서 UPF 제한을 명시적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브라질의 성공이 남미 전역으로 확산된 것도 범미보건기구(PAHO)의 지원이 핵심 역할을 했다. 이 글로벌 연대가 유지되는 한, 빅푸드의 개별 국가 대상 로비 전략은 점점 더 높은 비용을 치르게 된다. 과학과 국제 기구의 일관된 목소리는 어휘 전쟁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강력한 무기다.

우려되는 측면

  • 건강 불평등의 역설적 심화 — '비초가공' 프리미엄이 만드는 이중 식탁

    '비초가공' 라벨 도입의 가장 근본적 위험은 기존의 식품 접근성 불평등을 오히려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인증 비용과 원료 전환 비용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면서, '비초가공' 제품은 유기농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가격대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으며, 유기농 식품이 일반 제품보다 평균 47% 비싼 현실이 이를 실증한다. 건강한 식이 전환 시 연간 1,012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분석과 함께, 미국에서 1,900만 명이 식품 사막에 살고, CDC 기준 청소년 열량의 62%가 UPF에서 오며, 저소득·유색인종 가구의 식품 사막 거주율이 30% 더 높은 상황에서, 이 라벨은 이미 건강한 식품을 살 여유가 있는 계층에게만 이익을 주는 역진적 도구가 된다. "건강한 선택지를 만들었다"는 정책적 명분 아래, 실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식탁에는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구조적 위선이 반복될 위험이 크다. 더 나아가 Lancet은 고UPF 식단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저렴한 UPF에 의존하는 인구의 식품 불안을 심화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적으로 경고했다.

  • 규제 포획의 구조적 위험 — 기업이 정의를 통제하면 규제는 무력화된다

    FDA의 '비초가공' 정의 수립 과정은 공식적으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포함하며, 현실적으로 가장 많은 자원과 로비력을 투입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는 식품 대기업이다. 2025년 7월 시작된 정보공모(RFI)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 Coca-Cola·PepsiCo·Nestlé·General Mills 등의 산업 로비 단체였다는 사실과, 이들이 2025년 10월 AFIT를 결성해 강력한 주 단위 규제를 약화된 연방 기준으로 대체하는 전략을 공식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위험의 현재 진행형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미국 식품 규제가 산업 친화적으로 설정된 사례는 수없이 많으며, USDA가 농업 진흥과 식품 안전이라는 상충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적 이해충돌이 이를 가능하게 만든다. 한번 느슨하게 설정된 기준은 되돌리기가 정치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비초가공' 기준의 초기 설정이 향후 수십 년간 이 라벨의 실효성을 결정짓는 돌이킬 수 없는 분기점이 된다. 브라질이 성공한 핵심 요인이 기업 배제였다는 사실이, 미국 모델의 구조적 취약점을 역으로 증명한다.

  • NOVA 분류의 과학적 모호함 — 법적 분쟁의 시한폭탄

    NOVA 분류체계가 법적 기준으로 사용될 때 발생하는 모호함은 대규모 소송의 불가피한 도화선이다. 요거트와 소시지가 같은 '초가공' 카테고리에 묶이고, 수백 년 전통의 두부가 MSG 하나로 '초가공'이 되며, 동일한 팝콘이 천연 향료 하나 차이로 다른 그룹에 분류되고, 단백질 바와 콜라가 동일한 Group 4로 묶이는 문제가 지적된다. Nature가 2025년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했고, Duke Global Health Institute 전문가는 "NOVA는 연구용이지 정책 기준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으며, BMJ 우산 메타분석의 GRADE 품질도 대부분 낮음(Low)~매우 낮음(Very Low)이다. Consumer Brands Association이 이미 "과학 기반이 아닌 자의적 규제" 논리로 소송 프레임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법원이 초기 사건에서 산업 측 손을 들어주면 전체 규제 프레임워크가 흔들릴 수 있다. 이 과학적 모호함을 해결하지 않은 채 법을 만드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짓는 것과 같으며, 기업은 바로 그 모래를 파는 데 최적화된 자원을 가지고 있다.

  • 라벨링 효과의 역사적 한계 — 36년간 반복된 실패의 구조적 원인

    미국은 1990년 NLEA를 통해 영양 정보 표시를 의무화했지만 이후 비만율은 23%에서 42%로 거의 두 배 올랐다는 사실은, 라벨링만으로 소비 행동을 바꾸기 극히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라벨을 읽어도 가격, 접근성, 시간적 여유, 습관, 그리고 식품 사막이라는 물리적 환경에 따라 선택하며, 소비자 10명 중 7명이 UPF 회피를 시도하지만 37%만이 '매우 잘 안다'고 답한 조사 결과는 라벨의 인지 효과 자체의 한계를 보여준다. 영국 음료세가 음료 평균 설탕을 46% 줄인 것은 라벨이 아닌 가격 인센티브가 작동했기 때문인데, 미국은 식품 산업 로비의 영향으로 세금 기반 규제에 대한 정치적 저항이 극히 강하다. '비초가공' 라벨이 추가된다고 식품 사막의 편의점이 농산물 직거래장으로 바뀌지는 않으며, 라벨링은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이 아니다. 현재 논의가 라벨 하나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자체가, 진짜 해결책인 식품 환경 개선과 세금 기반 가격 조정으로부터 관심을 돌리는 효과를 낳고 있다.

  • UPF 덤핑의 글로벌 불균형 — 선진국 규제가 저소득국 건강을 위협하는 역설

    규제가 강한 선진국에서 퇴출된 UPF 제품이 규제가 약한 저소득 국가로 수출되는 'UPF 덤핑' 현상은, 현재 논의에서 가장 심각하게 간과되고 있는 위험이다. 이 패턴은 1990~2000년대 담배 산업이 선진국 규제를 피해 아시아·아프리카 시장으로 이동한 전례와 정확히 일치하며, 브라질에서 Nestlé 방문 판매원이 25만 가구에 직접 침투하고 인도네시아에서 UPF 광고 지출이 33% 증가한 사례가 이미 이 메커니즘의 실재를 증명한다. 미국과 EU에서 규제가 강화될수록, 대기업은 '규제 차익'을 활용해 동일 제품을 규제가 느슨한 시장에 더 공격적으로 투입할 인센티브를 갖게 된다. WHO가 글로벌 기준을 만들지 않는 한, 선진국의 규제 강화는 역설적으로 글로벌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UPF 소비가 연 12~15% 속도로 빠르게 증가하는 현실에서, 이 글로벌 불균형 문제를 국내 라벨링 논쟁의 프레임 안에서만 다루는 것은 심각한 시야의 결함이다.

전망

자, 이 어휘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겠다. 나는 이 문제가 단순한 식품 라벨 논쟁을 넘어서 향후 5년간 글로벌 식품 산업 3조 달러의 판도를 뒤흔들 메가 이슈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 단기, 중기, 장기로 쪼개서 디테일하게 풀어보겠다. 그리고 이 흐름이 라면 소비 세계 1위, 편의점 즉석식품 연 9조 원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 소비자와 식품 산업에 구체적으로 어떤 파장을 미치는지도 짚어볼 것이다.

단기적으로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 상반기까지를 보면, 미국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움직임이 나올 거다. FDA가 2025년 7월 시작한 UPF 정의 정보공모(RFI)의 결과가 2026년 내로 나와야 하는데, 내 판단에 이건 '권고'나 '잠정 지침'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80% 이상이다. 통일된 정의를 내리는 순간 수천 개 식품 기업이 소송을 걸 테니까, FDA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칼륨 브로마트나 인공 색소 같은 특정 첨가물을 하나씩 규제하는 점진적 방식을 택할 거다. 단기적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이벤트는 식품 기업의 첫 대형 소송이 언제 터지느냐인데, 나는 캘리포니아의 Real Food Healthy Kids Act가 2027년 전에 법정 공방의 타겟이 될 거라고 본다. Consumer Brands Association이 이미 "과학 기반이 아닌 자의적 규제"라는 소송 논리를 공식화해 놓았기 때문이다.

2026-27 학년도부터 애리조나에서 11개 첨가물 함유 식품이 학교에서 금지되는데, 이런 "성분 특정형" 규제가 연방보다 주 차원에서 먼저 확산될 거다. 나는 2027년 상반기까지 최소 5~8개 주가 학교 UPF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다고 본다. 뉴욕, 일리노이, 워싱턴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동시에 브라질에서는 2026년이 학교급식 UPF 10% 제한의 원년이므로, 첫 종합 효과 데이터가 2027년 초에 나올 거다. 이 데이터의 방향이 글로벌 규제 모멘텀을 결정짓는다. 긍정적이면 남미와 동남아로 모델이 빠르게 확산되고, 부정적이면 반대론자들이 대대적 반격에 나선다. 콜롬비아의 UPF세 20% 효과 데이터도 주목할 만한데, 2023년 10% 세율 때 판매 5% 감소였으니 20%에서는 10~15% 감소까지 갈 수 있다.

한국 독자들에게 특히 중요한 질문이 있다. 이 글로벌 흐름이 한국 식품 시장에는 어떤 파장을 일으킬까? 한국은 세계에서 라면 소비 1위 국가이며, CJ제일제당·롯데푸드·오리온·농심 같은 대형 식품 기업들은 글로벌 수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미국과 EU의 UPF 규제 강화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는 아직 NOVA 분류를 공식 채택하지 않았지만, K-food 수출 확대와 함께 글로벌 기준에 맞춰야 하는 압박이 커질 거다. 나는 2027년 이후 한국에서도 '초가공식품' 관련 표시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거라고 본다. 학교 급식에서 라면과 가공 반찬류 비중을 줄이는 정책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브라질 PNAE 모델을 한국형으로 적용하는 흐름과 연결된다. 한국의 편의점 즉석식품 시장은 연 9조 원을 넘어섰고,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UPF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글로벌 논쟁은 단순히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중기적으로 2027년부터 2028년까지를 보면 진짜 판이 바뀌기 시작한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 2025-2030 식이 지침의 후속 정책이다. 이 지침이 처음으로 UPF와 비만 위험에 대한 연구 질문을 포함했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학교 급식 기준부터 WIC와 SNAP 혜택 식품 목록, 군 식단, 병원 식단까지 연쇄적으로 바뀔 수 있다. 이건 1차 도미노다. 2차 도미노는 식품 산업의 대규모 재구성이다. 영국 음료세가 음료 평균 설탕을 46% 감소시킨 것처럼, 연방급 지침이 나오면 식품 기업들은 '소송보다 제품 재구성이 싸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대형 기업의 'UPF 프리' 또는 '클린 라벨' 라인 본격 출시가 시작되면서, '비초가공' 라벨의 프리미엄 시장 규모가 연 5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나는 추정한다.

중기의 핵심 리스크는 소송 전쟁의 본격화다. 대형 식품 기업이 'NOVA 분류는 과학 기반이 아니므로 자의적 규제에 해당한다'는 헌법적 도전을 캘리포니아법이나 연방 지침에 대해 시작할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동일한 팝콘이 천연 향료 하나 차이로 다른 분류를 받는 사례가 법정에서 매우 효과적인 증거로 쓰일 수 있다. 만약 법원이 초기 사건에서 식품 기업 편을 들면, 전체 규제 프레임워크가 흔들리면서 '정의부터 다시 만들자'로 회귀할 수 있다. 이건 규제 흐름을 최소 2~3년 지연시키는 결정적 변수이고, 바로 이 기간 동안 빅푸드는 자사에 유리한 정의를 확립할 시간을 벌게 된다. '비초가공' 라벨의 기준이 느슨하게 확정되면, 그때부터는 되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미국 연방 기준이 확정되는 시점에 MFDS가 이를 참조 기준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에서 느슨한 기준이 확정되는 것은 한국 소비자에게도 직결되는 문제다.

장기적으로 2028년부터 2031년까지를 보면 세 가지 시나리오가 갈라진다. 나는 낙관적 시나리오(bull case)의 확률을 20%로 본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과학이 NOVA를 넘어서는 2세대 분류체계를 개발한다. 영양 프로파일과 가공 정도를 결합한 정량적 기준으로 WHO 차원의 통일 기준이 만들어지고, 식품 산업이 대규모 재구성을 완료하면서 시장에서 구매 가능한 UPF 자체가 줄어든다. 2030년까지 선진국 평균 UPF 열량 기여도가 현재 50%대에서 35~40%로 떨어지고, 영국 음료세 모델이 EU와 일본, 한국까지 확대된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미국에서 초당적 합의가 유지되고, 식품 산업이 소송 대신 재구성을 선택해야 한다. 현재 미국 정치 양극화를 고려하면 이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게 솔직한 판단이다.

기준 시나리오(base case)는 50%로, "파편적 규제의 고착화"다. 미국은 연방 통일 기준 없이 주별로 다른 규제가 난립하고, EU는 자체 기준, 남미는 브라질 모델, 아시아는 거의 무규제 상태가 지속된다. 대기업은 지역별로 다른 제품 라인을 운영하며 '비초가공' 프리미엄으로 이윤을 극대화하고, 소비자에게는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급식의 질이 달라지는" 불평등이 고착된다. 글로벌 UPF 소비는 2030년까지 선진국에서 5~10% 정도밖에 줄지 않고, 본질적 식품 환경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 시나리오에서 '비초가공' 라벨은 부유한 소비자의 프리미엄 마케팅 도구로 정착하며, 빅푸드의 어휘 전쟁은 가장 조용하고 완벽한 형태로 승리를 거둔다. 한국에서는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비초가공' 인증을 받은 수입 식품과 프리미엄 국산 제품이 고가 시장을 형성하고, 편의점 즉석식품과 라면에 의존하는 저소득층 소비자는 규제의 혜택에서 완전히 배제된다.

비관적 시나리오(bear case)는 30%로 본다. 대형 식품 기업의 소송이 연방 법원에서 승리하면서 'NOVA 기반 규제는 위헌'이라는 판례가 만들어지는 시나리오다. 정치적 양극화로 규제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SNAP과 WIC 축소와 맞물려 식품 불안이 심화되면서 역설적으로 UPF 소비가 오히려 증가한다. 가장 무서운 건 '규제 비대칭으로 인한 UPF 덤핑'이다. 규제가 강한 선진국에서 퇴출된 UPF 제품이 규제가 약한 저소득 국가로 수출되면서, 글로벌 건강 불평등이 극단적으로 심화된다. 이 패턴은 1990~2000년대 담배 산업이 선진국 규제를 피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시장으로 이동한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UPF 소비가 연 12~15% 속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덤핑 메커니즘은 '선진국의 건강한 식탁'이 '개도국의 비만 위기'로 직접 전환되는 비극적 연쇄 효과를 만들어낸다.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담배 규제와의 유사점과 차이점이 극명하다. 담배는 '어떤 양이든 해롭다'는 과학적 합의가 있었고, 대체재가 존재하며, 산업 규모가 UPF 시장의 3조 달러보다 작았다. 초가공식품은 '특정 유형이 특정 조건에서 해롭다'이고, 저소득층에게 현실적 대체재가 부족하며, 산업 규모가 압도적이다. 그래서 담배처럼 전면 규제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고, 알코올 규제 패턴인 세금과 광고 제한, 연령 제한, 라벨링 의무화 같은 '관리형 규제'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방향으로 갈 거다. 1차 연쇄 효과는 식품 산업 비용 증가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2차는 대기업은 '건강한 제품 라인'으로 전환할 자본이 있지만 중소 식품 업체는 비용을 감당 못 하고 시장에서 퇴출되는 양극화이며, 3차가 바로 앞서 말한 UPF 덤핑 현상이다. 한국의 중소 식품 제조업체들은 이 2차 효과에 가장 취약한 포지션에 있다.

내 전망이 틀릴 수 있는 조건도 분명히 있다. 만약 AI와 개인 맞춤 영양학이 빠르게 발전해서 개인별로 초가공식품의 실제 건강 영향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알려줄 수 있게 된다면, 일괄적 라벨링 자체가 불필요해질 수 있다. 배양육이나 정밀 발효 같은 푸드테크가 '가공의 정의'를 근본적으로 뒤바꿔서 NOVA의 '산업적 공정'이라는 기준 자체가 의미를 잃을 수도 있다. 식품 사막을 해결하는 혁신적 유통 모델이 대규모로 확산된다면, 규제 없이도 UPF 의존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독자에게 실질적 조언을 한다면 이렇다. 마트에서 '비초가공' 라벨을 보면 "누가 이 기준을 만들었고 누가 이익을 보는가"를 먼저 물어라. 라벨보다 성분표를 읽는 습관이 더 효과적이고, 지역 단위 농산물 직거래나 로컬 푸드 참여가 전국 단위 규제를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빠른 변화를 만든다. 가장 중요한 건 "초가공식품 = 무조건 악"이라는 이분법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진짜 문제는 가공 자체가 아니라, 누가 가공의 기준을 통제하고 그 비용을 누가 치르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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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품격 관광'이 계급 검열이라고 본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것도 아니다

2026년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에서 동시에 확산된 '품격 관광(quality tourism)' 정책은 관광객 총량을 줄이는 장치가 아니라 지불 능력이 낮은 방문객을 선별적으로 걸러내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발리 주지사가 외국인의 최근 3개월 통장 잔고를 심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일본이 국제관광여객세를 1,000엔에서 3,000엔으로 인상했으며, 인도네시아 이민 당국이 상반기에만 342명을 강제추방한 일련의 조치는 서로 다른 사건처럼 보이지만 '지속가능성'이라는 공통 언어 아래 동일한 소득 선별 논리를 공유한다. 특히 2025년 유럽 전역에서 여행 지출이 9.7% 늘어날 때 방문객 수는 3.2% 증가하는 데 그친 통계는, 정책의 실제 메시지가 "관광객이 너무 많다"가 아니라 "돈을 적게 쓰는 관광객이 너무 많다"임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 글이 제기하는 더 근본적인 문제는 관광객의 계층 구성이 아니라 관광 수익이 국제 호텔 체인과 예약 플랫폼으로 빠져나가는 누출(leakage) 구조에 있으며, 동료심사 연구가 추정한 개발도상국의 40~50% 누출률과 태국의 약 70% 추정치는 고가 관광으로의 전환이 현지 커뮤니티의 몫을 자동으로 늘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품격 관광 담론은 계급적 배제라는 윤리적 문제와 분배 구조라는 경제적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고, 후자를 방치한 채 전자만 실행할 때 그 정책은 지역 주민이 아니라 관광 자본을 위한 규제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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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음식혁명은 가장 맛있는 착취다 — $200 코스 뒤의 60센트

페루 음식혁명이 Maido의 세계 1위 등극과 리마 레스토랑 5곳의 세계 50위 진입으로 정점에 도달한 가운데, 그 화려한 성공 뒤에 안데스 소농의 하루 60센트 수입과 인구 51.7%의 식량 불안이라는 구조적 역설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200짜리 닛케이 코스 요리가 글로벌 찬사를 받는 동안 식재료를 키우는 농촌 공동체의 빈곤율은 35.5%에 머물러 있으며, 유기농 인증 비용 $2,500의 장벽이 소농을 비공식 경제에 가두고 있다. Mater Iniciativa 같은 직거래 파트너십이 일부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는 전체가 아닌 예외로 남아 있어 혁명의 절반만 진행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아마존 수온의 0.6~0.7도 상승과 13종 야생 감자의 2055년 멸종 위기는 이 음식혁명의 재료 기반 자체를 위협하고 있으며, 2023년 양식 생산량 25.43% 급감은 이미 현실로 다가온 위기의 신호탄이다. 결국 페루 음식혁명의 지속가능성은 미슐랭 별이나 50 Best 순위가 아니라, 기후변화 앞에서 공급망이 버틸 수 있는지, 그리고 혁명의 이익이 리마 밖으로 확산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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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리필이 외교 채널을 이겼다 — 2026 월드컵에서 진짜 소프트파워는 음식이었다

2026 FIFA 월드컵 기간 동안 미국을 방문한 전 세계 축구 팬들이 랜치드레싱, 공짜 리필, 대용량 포션 같은 미국 고유의 식문화에 열광하며 소셜미디어에서 대규모 바이럴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현상은 할리우드와 팝음악이 반세기에 걸쳐 구축한 미국 문화 소프트파워에서 유일하게 빠져 있던 '음식'이라는 공백이 처음으로 직접 전달되는 순간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독일 팬 한 명이 올린 Buffalo Wild Wings 영상이 270만 뷰를 기록하고, TSA가 공식적으로 '랜치 소스 병은 기내 반입 불가'라고 경고하는 상황은 음식이 공식 외교 채널보다 강력한 소프트파워가 될 수 있음을 실증하고 있다. 미국의 음식 관대함, 즉 공짜 리필과 넉넉한 포션 사이즈가 전달하는 풍요의 철학은 정부가 기획한 어떤 국가 이미지 캠페인보다도 진정성 있는 문화 메시지로 작동하고 있다. 이 현상이 일시적 바이럴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미국 식문화의 글로벌 수출이라는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인지가 2026년 하반기 가장 흥미로운 문화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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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외국인 가격표를 붙이기 시작했다 — 이건 차별보다 더 불편한 이야기다

일본의 이중가격제가 히메지성 외국인 입장료 2.5배 차등, 교토 시내버스 비거주자 요금 인상, 7월 1일 출국세 ¥1,000에서 ¥3,000으로 3배 인상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히메지성은 이 정책 시행 이후 방문자가 17%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티켓 수입이 거의 2배인 월 ¥270M으로 급등했고, 연간 ¥2.2B 수입이 전망되면서 이 '적게 오지만 많이 버는' 방정식이 전국으로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논쟁은 '외국인 차별이냐 공정한 분담이냐'로 양분되어 있지만, 진짜 문제는 이 양쪽 프레이밍 어디에도 없다고 본다. 한국인 950만 명이 일본 최대 방문국이면서 인당 지출은 약 ¥103,789로 독일인(¥393,710)의 4분의 1에 불과한 현실에서, 이중가격제는 결과적으로 근거리 아시아 저예산 여행자만 체계적으로 솎아내는 계층 선별 장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글에서는 이중가격제가 만드는 구조적 역설을 데이터로 파헤치고, 일본 관광의 미래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bull/base/bear 시나리오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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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유럽을 피할수록 중국이 웃는다 — 플래그재킹이라는 패배의 의식

플래그재킹(flag-jacking) 현상이 베트남전 이래 최대 규모로 확산되면서, 미국인 여행자들이 해외에서 성조기 대신 캐나다 국기를 배낭에 부착하고 다니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미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항공 예약은 7.3% 감소했고, 캐나다인의 미국 방문은 21% 급감하며 45억 달러의 경제 손실을 만들어냈다. 이 관광 이탈의 빈자리를 중국(+28%)과 인도(+9%) 관광객이 빠르게 채우면서, 글로벌 관광 지형 자체가 구조적으로 재편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184개국 중 유일하게 국제 관광 지출이 감소하는 나라가 된 미국의 상황은, 단순한 여행 트렌드를 넘어 소프트파워와 국가 정체성의 위기로 번지고 있다. 플래그재킹이 과연 시민적 저항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는 패배의 의식인지를 따져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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