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가 멈춘 2,500년의 도시, 히바 — 실크로드가 바뀐다
한줄 요약
우즈베키스탄 히바행 고속열차 '잘롤리딘 망구베르디'가 2026년 5월 상업 운행을 시작하면서 타슈켄트에서 히바까지의 이동 시간이 약 14시간에서 7시간 30분으로 줄었다. 현대로템이 제작한 이 열차는 IntelliNews 보도에 따르면 한국산 고속열차의 첫 해외 상업 운행이며, 중앙아시아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이찬 칼라가 있는 히바의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우즈베키스탄 관광위원회 발표를 인용한 Euronews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8월 외국인 방문 건수가 910만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했지만, stat.uz 1분기 기준 방문객의 76.7%가 인접국 출신이며 2025년 1~8월 내역에서 여행 목적은 전체의 약 15%에 그쳤다는 점에서 '관광 붐' 서사와 실제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주 6회 389석 규모 열차의 연간 공급은 내가 계산해보니 약 12만 1,000석으로, 1~8월 910만 건의 약 1.3%에 불과해 '다음 교토' 우려도 현재 수송력 기준으로는 근거가 약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2026년 '베스트 오브 더 월드'에 히바를 선정한 가운데, 2027년 9월까지의 추가 편성 인도 계획과 Daryo 보도 기준 2028년 말 우르겐치 공항 확장이 이 도시의 미래를 좌우할 진짜 변수다.
핵심 포인트
타슈켄트~히바 고속열차 개통으로 실크로드 여행 지도가 바뀌다
2026년 5월 5일, 현대로템이 제작한 고속열차 '잘롤리딘 망구베르디'가 타슈켄트~히바 구간에서 상업 운행을 시작했다. 이 열차는 최고 시속 250km, 7량 389석 규모로 1,000km가 넘는 구간을 약 7시간 30분에 주파하며, 기존에 약 14시간이 걸리던 이동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 셈이다. 사마르칸트와 부하라에도 정차하면서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 부하라를 거쳐 히바까지 이어지는 실크로드 4도시가 열차 한 편으로 이어졌다. IntelliNews에 따르면 이 열차는 한국산 고속열차의 첫 해외 상업 운행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으며, 계약 규모는 2,700억 원에 6편성 42량과 경정비 2년, 중정비 9개월이 포함되어 있다. kun.uz 보도 기준 운임은 780,000숨(개통 직전 기준)으로, 타슈켄트 출발 07시에서 히바 14시 31분 도착(화·목·토), 히바 출발 07시 20분에서 타슈켄트 14시 51분 도착(수·금·일) 시간표가 공개되어 있다. 이 열차의 개통은 히바를 실크로드 순례의 '선택 사항'에서 '필수 경유지'로 전환시키는 기반이 됐다.
910만 방문의 구성 — 관광 붐의 표면과 이면
우즈베키스탄 관광위원회 발표를 인용한 Euronews 2026년 9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8월 외국인 방문 건수는 910만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했다. 이 숫자는 인상적이지만 구성을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stat.uz 국가통계위원회의 2026년 1분기 데이터에서 "관광 목적" 분류 외국인 287만 2,502명 중 76.7%가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세 인접국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1~8월 내역에서는 전체 750만 건 중 친척 방문이 517만(약 69%), 여행 분류가 115만(약 15%)이었는데 이 비율은 2025년 내역이며 2026년 목적별 내역은 미공개 상태다. 2026년 1~7월 독일 26,100명, 이탈리아 21,000명이라는 수치는 서유럽 주요국에서의 절대 방문 규모가 아직 크지 않음을 보여준다. 다만 gov.uz 발표 기준 중국 2.3배, 말레이시아 2배, 일본 1.5배, 미국 1.4배라는 성장률은 인접국 밖 시장의 증가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시사하며, 이 축이 성장하느냐가 관광 경제의 질적 전환을 좌우한다.
열차 수송력의 현실 — 연간 12만 석과 910만 건의 간극
현재 잘롤리딘 망구베르디는 주 6회 편도 운행에 389석 규모다. 계산하면 주당 2,334석, 연간 약 12만 1,000석인데 이는 전 구간 1인 1좌석을 가정한 수치이며 구간 승객이 있으면 실제 탑승 인원은 이보다 많을 수 있다. Euronews 보도에 따르면 2026년 5월 5일부터 7월 말까지 약 12주 동안 탑승객이 약 3만 명이었는데, 같은 기간 공급은 약 28,000석이었다. 탑승객 정의에 구간 승객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어 "만석"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좌석이 남아돌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연간 12만 1,000석은 2026년 1~8월 910만 건 방문의 약 1.3%에 불과해서, '고속열차로 관광객이 밀려든다'는 서사도 반대로 '다음 교토' 공포도 현재 수송력 기준으로는 근거가 약하다. The Star 보도 기준 교토의 2025년 외국인 방문객 1,268만 명과 비교하면 차원이 다른 규모다. 진짜 변수는 2027년 9월까지의 추가 편성 인도와 증편 여부이며, 현대로템 6편성 전량 인도 이후 노선별 배분이 히바 접근성의 단기 미래를 결정한다.
우르겐치 공항 확장 — 접근성 2차 전환의 열쇠
Daryo 2026년 10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우르겐치 공항은 2억 4,200만 달러 규모의 확장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민간 파트너로 참여하는 PPP 방식이다. 현재 시간당 300명인 여객 처리 능력을 1,300명으로, 연간 처리 능력은 350만 명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며 2028년 말이 운영 개시 예상 시점이다. 확장 후에는 보잉 747이나 에어버스 A350 같은 광동체 항공기를 수용할 수 있어 유럽이나 동아시아에서의 장거리 직항이 물리적으로 가능해진다. 이 공항이 완성되면 고속열차가 만든 '국내 연결'에 '국제 연결'이 더해지면서 히바 접근성의 근본적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9년 운영권을 갖는다는 건 단순 시공을 넘어 운영 노하우 이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부분이고, 한국 여행자에게 심리적 접근 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PPP 프로젝트의 특성상 자금 조달이나 규제 절차에서 일정 지연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며, 이 일정이 지켜지느냐가 히바의 중기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 중 하나다.
이찬 칼라 — 2,500년 유산과 관광 성장의 균형
이찬 칼라는 중앙아시아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2,500년 넘게 사람이 연속으로 거주해온 살아있는 도시다. 이슬람 호자 미나렛(187피트)이 중앙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고, 주마 모스크의 213개 목조 기둥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0세기 것이다. 천 년 넘은 나무 기둥과 성벽 안 좁은 골목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뜻이고, 이런 공간일수록 방문객 동선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보존의 첫 과제가 된다고 나는 본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2026년 '베스트 오브 더 월드'에 선정한 이 도시의 방문 최적기는 봄 3월과 가을 11월이고, 우즈베키스탄 대표 음식 플로프(UNESCO 무형유산)와 히바 특선 시비트 오쉬 같은 음식 문화도 여행자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관광 접근성이 향상되는 가운데 이찬 칼라의 성벽 안 좁은 골목 구조가 물리적 수용 한계를 갖고 있다는 점은 히바 고유의 매력이자 동시에 관리 과제이기도 하다. 이 유산이 관광 성장의 과실을 누리면서도 훼손되지 않으려면, 정부와 지역사회 그리고 UNESCO의 삼자 협력이 인프라 확충 속도와 보존 필요 사이의 균형을 실질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긍정·부정 분석
긍정적 측면
- 실크로드 4도시가 하나의 고속 여정으로 이어졌다
타슈켄트,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를 잇는 실크로드 핵심 루트가 고속열차 한 편으로 이어졌다. 기존에는 히바를 방문하려면 야간열차로 약 14시간을 소비하거나 별도 국내선을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여행자가 사마르칸트나 부하라에서 일정을 끊었다. 이제 아침 7시에 타슈켄트를 출발해 오후 2시 31분에 히바에 도착하는 시간표가 현실이 됐고, 사마르칸트와 부하라에도 정차하니까 도시 간 이동 자체가 여정의 일부가 된다. 10일 안팎의 휴가로 네 도시를 모두 경험하는 코스가 실현 가능해진 건 여행자 입장에서 결정적 변화다. 히바를 뺄지 말지 고민하던 사람에게 이제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는 얘기다. 이건 단순히 교통이 편해진 수준이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실크로드 여행 상품의 구조 자체가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여행사들의 패키지 상품 구성도 이 변화를 반영할 거라고 나는 본다.
- 한국산 고속열차 기술의 첫 해외 상업 운행이라는 상징성
IntelliNews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만든 고속열차가 해외에서 상업 운행에 투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IntelliNews가 보도한 대로 "한국산 고속열차가 해외에서 상업 운행에 들어간 전례가 없다"는 사실은, 이 열차가 단순한 교통 수단을 넘어 한국 철도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증명하는 레퍼런스가 된다는 뜻이다. 2,700억 원 규모의 계약에는 6편성 42량 외에 경정비 2년과 중정비 9개월이 포함되어 있어 차량 납품을 넘어선 종합 서비스 수출 모델로 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우르겐치 공항 PPP 참여(2억 4,200만 달러, 19년 운영권)까지 더하면, 한국이 우즈베키스탄 관광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열차는 현대로템이, 히바의 관문 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맡는 구도는 한국 독자 입장에서 꽤 흥미로운 장면이다. 이는 향후 중앙아시아 철도와 공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후속 수주에도 긍정적 선례가 된다.
-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진지한 관광 인프라 투자
gov.uz가 밝힌 2030 전략에서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관광 GDP 비중 7%, 관광 수출 연 60억 달러라는 목표를 내건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실제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우르겐치 공항 확장에 2억 4,200만 달러, 메르퀴르 히바에 2,600만 달러의 외국인 투자, 고속열차 6편성에 2,700억 원이 이미 투입됐거나 진행 중이다. Euronews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7월에만 전국에서 705곳의 신규 숙박시설이 열리고 22,296개 병상이 추가됐는데, 이는 정부의 관광 확대 의지가 민간 투자와 함께 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94개국 무비자 정책과 함께 방문 건수 증가가 이어지고 있으니, 인과를 단정할 수는 없어도 정부 주도 전략이 헛돌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gov.uz 발표 기준 중국 2.3배, 일본 1.5배, 미국 1.4배의 장거리 방문객 성장률은 인접국 너머의 시장도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 히바만의 '덜 관광화된' 매력이 아직 살아있다
사마르칸트의 레기스탄 광장이나 부하라의 미르이아랍 마드라사에 비하면, 히바의 이찬 칼라는 접근성 제약이 아직 더 크게 남아 있다고 나는 본다. 주 6회 389석의 열차 용량과 확장 전인 우르겐치 공항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역설적으로 이 도시의 고요함을 지켜주고 있다. 2,500년 넘게 사람이 살아온 성벽 도시를 비교적 여유 있게 걸으면서 주마 모스크의 10세기 목조 기둥을 마주하는 경험은, 유명 관광지에서는 점점 얻기 힘든 종류의 여행이다. 메르퀴르 히바가 호레즘 최초의 국제 브랜드 호텔이라는 사실이 역으로 이 지역의 아직 덜 개발된 매력을 증명하고 있다. 히바의 실크로드 호텔이 2019년 개업 이래 7년간 38실에서 43실로 늘었다는 사례도 이 도시의 규모감을 보여준다.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확충되기 전인 지금이 히바를 '관광지가 되기 전의 관광지'로 경험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대일 수 있다.
우려되는 측면
- 이찬 칼라의 보존 취약성과 개발 압력
이찬 칼라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구시가지로, 물리적 수용 한계가 분명한 공간이다. 가장 오래된 기둥이 10세기 것인 주마 모스크처럼 목조 유산이 남아 있는 공간은 방문객이 조금만 몰려도 관리 부담이 커진다고 나는 본다. 고속열차에 이어 공항 확장까지 완료되면 접근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하루 방문 패턴이 이찬 칼라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교토가 교통 접근성 향상 이후 주민 생활 침해와 문화재 보존 논쟁을 겪어온 선례는 참고할 만한데, The Star 보도 기준 교토의 2025년 외국인 방문객이 1,268만 명이라는 규모를 감안하면 당장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방향성은 주시해야 한다. 접근성 개선이 먼저 오고 보존 대책이 뒤따르는 순서가 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내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 910만이라는 숫자의 구조적 한계
2026년 1~8월 910만이라는 외국인 방문 건수는 헤드라인으로는 인상적이지만, stat.uz 1분기 기준 76.7%가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세 인접국에서 왔고 2025년 1~8월 내역에서 여행 목적은 약 15%에 그쳤다. 이 구조는 '관광 붐'이라는 서사와 실제 여행 경제 효과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26년 1~7월 독일 26,100명, 이탈리아 21,000명이라는 서유럽 주요국 수치는 장거리 여행 시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인지도가 아직 성장 초기임을 보여주고, 한국 7,813명이라는 1분기 수치도 마찬가지다. 2026년 목적별 내역이 미공개인 상황에서 성장률만으로 구조적 변화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 수치의 실상을 이해하지 못한 채 투자 결정이나 정책이 만들어지면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910만이라는 숫자는 반드시 구성과 함께 읽어야 한다.
- 숙박과 서비스 인프라의 미성숙
메르퀴르 히바가 호레즘 지역 '최초의' 국제 브랜드 호텔이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이 지역의 관광 인프라가 얼마나 초기 단계인지를 보여준다. 145실이 추가됐지만 국제 브랜드 호텔이 이제 막 들어온 단계다. 고속열차와 공항 확장으로 방문객이 증가할 때 이를 수용할 숙박, 식음, 가이드 인프라가 동시에 성장하지 않으면 방문 경험의 질이 떨어지면서 히바의 평판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 특히 성수기인 3월 나우루즈와 가을에 수요가 집중되면 가격 폭등이나 예약 불가 상황이 일어날 수 있고, 이는 히바를 '비싸고 불편한 곳'으로 각인시킬 위험이 있다. 실크로드 호텔의 7년간 38실에서 43실이라는 사례는 한 곳의 이야기지만, 소규모 숙소가 수요 급증에 바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리게 한다. 인프라 확충과 방문객 증가의 속도 불일치가 히바의 가장 현실적인 단기 리스크라고 본다.
- 열차 수송력의 현실적 한계와 증편 불확실성
현재 주 6회 389석이라는 운행 규모는 연간 약 12만 1,000석에 불과하며, 이는 2026년 1~8월 910만 건 방문의 약 1.3% 수준이다. 2027년 9월까지 6편성 전량 인도가 계획되어 있지만 이 중 얼마가 히바 노선에 배분될지는 미정이고, 8편성 추가 구매는 아직 검토 중 단계라는 kun.uz 보도가 있다. 타슈켄트에서 안디잔, 타슈켄트에서 테르메즈 같은 다른 노선도 고속열차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히바 노선의 증편이 우선순위를 확보할지는 불투명하다. 열차 예약이 특정 시즌에 집중되면 표 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고, 이는 열차에 의존하는 히바 여행의 실행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소가 된다. 공항 확장이 완료되기 전까지 히바 접근의 병목은 열차 좌석 수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기간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여행자의 불편으로 직결될 수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선정으로 관심이 높아진 시점이라 이 병목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나는 본다.
전망
앞으로 6개월, 그러니까 2027년 봄까지의 그림을 먼저 그려보자. 가장 확실한 변수는 추가 편성의 투입이다. 현대로템 계약 6편성 중 3호기가 2026년 6월에 이미 수입됐고, 전량 인도는 2027년 9월까지 계획되어 있다. 이 편성들이 모두 타슈켄트~히바 노선에 투입될지 아니면 다른 노선에 배분될지는 아직 공식 발표가 없지만, 나는 이 노선의 증편 여부를 가장 먼저 지켜볼 생각이다. 내가 계산해보니 현재 주 6회가 매일 운행으로 바뀌는 것만으로도 주당 공급은 2,334석에서 2,723석으로 늘어나고, 하루 2편성이 가능해지면 연간 공급은 현재 12만 1,000석에서 20만 석 이상으로 도약할 수 있다. 여기에 안디잔과 테르메즈 노선용 8편성 추가 구매까지 검토 중이라는 kun.uz 보도를 함께 놓으면, 우즈베키스탄 철도가 고속열차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하려는 의지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이 수치도 910만 건 방문 대비로는 여전히 작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열차만으로 히바 관광의 폭발적 증가를 이끌기는 구조적으로 어렵고, 그래서 열차는 '시작'이지 '완성'이 아니라는 게 내 판단이다.
단기적으로 더 주목해야 할 건 여행 패턴의 변화다. 고속열차가 생기기 전에는 히바를 가려면 사실상 별도의 여행 계획이 필요했다. 야간열차로 약 14시간을 보내거나 우르겐치까지 국내선을 타야 했으니까. 지금은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 부하라를 거쳐 히바까지가 하나의 고속철도 축으로 연결되면서 '실크로드 4도시 일주'가 표준 여행 패턴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행사들이 이 루트를 패키지로 만들기 시작하면 히바의 방문객은 열차 좌석 증가 이상으로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Euronews 보도에서 하키모프가 고전 루트를 넘어 여행하는 방문객이 늘고 있다고 말한 걸 보면, 4도시 일주 다음 단계를 찾는 수요도 이미 보인다. 특히 3월의 나우루즈 축제 시즌과 가을 11월에 열차 수요가 집중될 수 있어서, 성수기 예약 경쟁이 가까운 미래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예매가 열리는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해질 거다.
6개월에서 2년 사이, 그러니까 2027년에서 2028년에 진짜 게임 체인저가 올 수 있다. 우르겐치 공항 확장이다. Daryo 2026년 10월 보도에 따르면 총사업비 2억 4,200만 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민간 파트너로 참여하고 19년 운영권을 갖는 PPP 구조다. 확장이 완료되면 시간당 여객 처리가 현재 300명에서 1,300명으로, 연간 처리 능력은 350만 명 규모로 뛰어오른다. 보잉 747이나 에어버스 A350 같은 광동체 항공기가 뜰 수 있게 된다는 건, 유럽이나 동아시아에서 히바까지 직항이 물리적으로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이건 고속열차와는 차원이 다른 접근성 변화다. 열차가 '우즈베키스탄 안에서' 히바를 연결했다면, 확장된 공항은 '세계에서' 히바를 직접 연결하는 인프라가 된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참여는 한국 여행자에게도 의미가 있는데, 한국 공항 운영 노하우가 이식된 공항에서 히바 여행이 시작된다는 건 심리적으로도 접근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거다.
같은 시기에 숙박 인프라도 양적·질적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메르퀴르 히바가 호레즘 지역 최초의 국제 브랜드 호텔이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시장이 아직 초기라는 걸 보여주지만, 동시에 외국인 투자 2,600만 달러가 들어올 만큼 수요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자본이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Euronews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7월 전국적으로 705곳의 신규 숙박시설이 열리고 22,296개 병상이 추가됐는데, 이런 추세가 히바에도 이어진다면 히바의 숙박 선택지가 상당히 다양해질 수 있다. 다만 이찬 칼라 성벽 안의 역사적 건물을 숙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보존과 개발의 긴장은 불가피할 것이고, 유산 관리 당국과 유네스코가 이 균형을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잡아주느냐가 관건이 된다. 히바의 매력이 '오래된 것이 잘 보존된 도시'에 있다는 걸 생각하면, 숙박 인프라의 양적 확장이 그 매력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5년 뒤를 내다보면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2030 전략이 핵심 프레임이 된다. gov.uz가 밝힌 목표는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관광 GDP 비중 3.5%에서 7%로 두 배 확대, 관광 서비스 수출 연 60억 달러 이상, 관광 도시 간 이동시간을 최소 3분의 1로 단축, 4성·5성 호텔을 2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2026년 1월 공표된 gov.uz 자료가 이미 1,100만 초과를 말했고 2026년은 8개월 만에 910만이니, 2,000만이라는 숫자 자체는 터무니없는 목표로 보이지 않는다. 근데 여기서 다시 숫자의 구성 문제가 돌아온다. 2,000만 명 중 장거리 여행 목적 방문자가 얼마나 될 것인가가 진짜 질문이다. 2026년 1분기 기준 76.7%가 인접 3국 출신이라는 구조가 2030년에도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GDP 비중 7%와 관광 수출 60억 달러라는 경제적 목표는 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인접국 방문은 건수는 많아도 1인당 지출이 상대적으로 낮을 거라고 나는 추정하기 때문이다. 이건 통계로 확인한 사실이 아니라 내 가정이다. 중국 2.3배, 일본 1.5배, 미국 1.4배의 성장률은 고무적이지만 절대 숫자가 아직 작아서, 이 간극을 좁히는 게 2030 전략의 진짜 과제라고 생각한다. 관광 서비스 수출이 2026년 1~8월 기준 이미 46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니 60억 달러 자체는 연간 추세로 보면 도달 가능한 수치이지만, 이 금액에서 히바가 차지하는 비중을 키우려면 장거리 고지출 방문자의 체류를 늘리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히바 자체의 장기 미래를 생각하면, 가장 그럴 법한 경로는 이렇다. 고속열차와 공항 확장으로 접근성이 단계적으로 개선되면서 실크로드 4도시 루트의 표준 종착지로 자리잡는다. 방문객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되, 이찬 칼라의 물리적 수용 한계와 숙박 인프라의 점진적 확충이 일종의 자연스러운 속도 조절 장치가 된다. 이 경로에서 히바는 '중앙아시아의 숨은 보석' 같은 니치 목적지의 위상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적 혜택을 누리는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 관건은 정부와 지역사회, UNESCO의 삼자 관리가 개발 속도를 적절히 통제하느냐다. 히바의 가장 큰 자산이 '시간이 멈춘 듯한 도시'라는 정체성이라면, 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성장하는 건 모순처럼 보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낙관적인 갈래를 그려보면 이렇다. 2027년 9월까지 열차 전량 인도가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2028년 말 공항이 예정대로 운영을 개시하며, 8편성 추가 발주까지 실현된다. 이 경우 히바는 육로와 공로 양쪽에서 접근성이 동시에 열리면서 우즈베키스탄 관광의 상징적 목적지로 부상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운영 노하우가 이식된 우르겐치 공항에서 유럽과 동아시아 직항이 열리고, 관광 GDP 비중 7% 목표에 히바가 핵심 축으로 기여하는 그림이다. 이 갈래에서는 메르퀴르 히바 뒤를 이어 다른 국제 브랜드도 들어오면서 고지출 방문자의 체류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반면 비관적인 갈래는 인프라 확장 일정이 지연되는 시나리오다. PPP 프로젝트는 자금 조달이나 규제 절차에서 일정이 밀리는 경우가 적지 않고, 공항 운영 개시가 크게 늦어진다면 히바의 접근성 2차 전환은 그만큼 미뤄진다. 민간 투자 1억 3,400만 달러와 19년 운영권이라는 구조는 상당히 큰 규모이기 때문에 재정 조건이 변하면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이 경우 열차만으로는 연간 12만~20만 석 수준의 점진적 성장에 머물게 되고, 관광의 과실은 타슈켄트와 사마르칸트에 집중되면서 히바는 여전히 '마지막 정류장'으로 남을 수 있다. 공항이 지연되면 호텔 체인의 추가 진출도 덩달아 늦어질 수 있다.
내 전망이 틀릴 수 있는 조건도 분명히 존재한다. 무비자 정책이 변경되거나, 중앙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이 달라지거나, 또는 예측할 수 없는 외부 충격이 오면 모든 관광 전망은 백지가 된다. 또한 나는 인접국 친척 방문 비중이 구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가정했지만,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장거리 마케팅에 성공해 이 구성이 급격히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gov.uz가 밝힌 러시아 1.3배, 독일 25%, 프랑스·영국 21%, 튀르키예 15% 증가라는 수치는 각 방향에서 성장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 중 어느 축이 히바까지 도달하는 여행자로 전환되느냐에 따라 이 도시의 미래가 갈린다.
여행자에게 구체적으로 조언하자면, 2027년 봄이나 가을에 실크로드 4도시 루트를 계획하되 고속열차 표는 eticket.uzrailpass.uz에서 미리 잡는 게 좋다. 운임 780,000숨은 kun.uz 2026년 5월 보도 기준이며 변동 가능하니 구매 시점에 확인하라.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 부하라를 거쳐 히바까지 이어지는 4도시 루트를 짜되, 왕복 모두 이 열차를 탄다면 히바에서 3박을 잡는 일정을 권한다. 이찬 칼라는 아침과 저녁의 빛이 완전히 다른 도시여서 하루만으로는 아깝다. 무비자 체류 기간은 국적별로 다르므로 반드시 외교부 해외안전여행과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길 권한다. 히바의 이찬 칼라가 관광지가 되기 '전'의 고요함을 경험하고 싶다면, 그 창은 지금부터 길어야 2~3년이라는 게 나의 솔직한 판단이다.
출처 / 참고 데이터
- Beyond the Silk Road: Visitors stay longer, spend more and venture further across Uzbekistan — Euronews
- More than 2.8 million tourists visited Uzbekistan in 3 months — Statistics Committee of Uzbekistan (stat.uz)
- Reaching 20 million international tourists by 2030 is a priority goal — Tourism Committee of Uzbekistan (gov.uz)
- High-speed Jaloliddin Manguberdi train service to link Tashkent and Khiva starting May 3 — kun.uz
- Tashkent-Khiva high-speed rail opens with Hyundai Rotem train never before seen outside Korea — IntelliNews
- Khiva 2026: When to visit, where to stay, and what to do — National Geographic
- Urgench airport to undergo $242mn modernization — Daryo
- Uzbekistan imports third Hyundai Rotem high-speed train from South Korea — kun.uz
- Uzbekistan welcomes 9.1 million foreign tourists in eight months — Tourism Committee of Uzbekistan (gov.uz)
- Uzbekistan considers high-speed rail links from Tashkent to Andijan and Termez — kun.uz
- Uzbekistan opens $26mn Mercure hotel in Khiva — Daryo
- Kyoto tourism hits record 62.8 million visitors in 2025, including 12.7 million from overseas — The Star (Japan News/ANN)
- UTY EMU-250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