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벨 평화상은 아무도 체포하지 못한다 — 그래서 나비 필레이의 수상이 더 무겁다
2026년 노벨 평화상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국제법 법학자 나비 필레이에게 수여됐다.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는 "평화와 국제법 증진을 위한 노력"을 수상 사유로 밝히며, 전통적 평화 중재자가 아닌 법적 책임 추궁의 영역에서 평화의 의미를 재정의했다. 필레이는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반체제 인사 변호에서 출발해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 판사, 국제형사재판소 판사, UN 인권최고대표를 거쳤으며, 현재는 감비아 대 미얀마 집단학살 사건에서 국제사법재판소 임시 판사로 활동하고 있다. 1998년 아카예수 판결에서 강간이 집단학살의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국제법적 선례를 확립하는 데 기여한 것은 국제 형사 사법의 역사적 이정표로 평가된다. 이번 수상은 미국의 행정명령에 따라 ICC 판사들이 개별 제재를 받고 있는 시기에 이루어져, 국제법 기관의 독립성과 강대국의 면제 문화라는 근본적 긴장을 정면으로 부각시켰다. 2026년 12월 10일 오슬로 시상식은 국제 사법 체제의 정당성과 미래를 둘러싼 논쟁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