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에 20만 명이 쏟아지는 밤, 6구 주민들은 이사 짐을 쌌다
한줄 요약
2026년 5월 30일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부다페스트에 2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이 도시가 안고 있는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극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부다페스트는 2025년 한 해에만 810만 명의 관광객을 기록했고, 헝가리 전체로는 역대 최고인 2,000만 명을 맞이했으며, 주택가격은 2015년 이후 EU 최고 수준인 173% 폭등을 기록해 청년층이 소득의 40%에서 60%를 임대료에 쏟아붓는 지경에 이르렀다. 6구 테레스바로시가 2026년부터 단기임대를 전면 금지하고 전국적으로 신규 허가를 동결하는 등 긴급 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바르셀로나와 암스테르담의 전례가 보여주듯 플랫폼 규제만으로는 구조적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비엔나는 부다페스트와 관광 규모가 거의 같으면서도 주택의 50%를 사회주택으로 운영하며 주거 위기를 겪지 않고 있어, 공공주택 투자가 진정한 해법임을 시사한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가져다주는 1억 4천만 유로의 단기 수익 이면에서 이 도시가 베네치아와 두브로브니크의 자기파괴 경로를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핵심 포인트
챔피언스리그 결승 1억 4천만 유로 경제효과의 허실
GKI 경제연구원은 이번 부다페스트 챔피언스리그 결승의 직접 경제효과를 9,000만에서 1억 4,000만 유로로 추산했는데, 이 숫자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풍경이 상당히 달라진다. 같은 보고서에서 "대체효과(displacement)"를 인정하고 있어, 결승전 기간 중 일반 관광객이 방문을 피하거나 일정을 변경하는 현상이 순이익을 상당 폭으로 깎아먹는다. 외국인 지지자 5만에서 7만 명이 1인당 평균 700에서 1,000유로를 쓰고 마스터카드 기준 1인당 카드 지출이 850유로에 달하지만, 정부가 부담하는 보안, 교통, 인프라 비용을 차감하면 실질 수익은 총액보다 훨씬 낮아진다. 2024년 런던 결승의 직접 지출이 6,300만 유로, 2019년 마드리드가 1억 2,300만 유로였던 점과 비교하면 부다페스트 추산치가 유별나게 높은 것도 아니다. Frontiers 학술지에 게재된 체계적 문헌 고찰은 "대부분의 경제적 영향 연구가 경제적 진실을 탐구하기보다 정치적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의뢰된다"고 경고하고 있어서, 이런 대형 추산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나는 판단한다.
6구 에어비앤비 금지 — 단기 성과 뒤에 숨은 중기적 한계
테레스바로시 6구가 2026년 1월부터 단기임대를 전면 금지한 이후, 장기임대 공급이 34% 증가하고 임대료가 HUF 30만에서 28만으로 약 6.7% 하락한 건 수치적으로 확인된 성과다. 이 지구에는 약 2,700개의 에어비앤비 숙소가 있었고 이는 전체 주택 재고 2만 9,000채의 8%에서 10%에 해당하는 엄청난 비중이었다. 헝가리 대법원이 2025년 11월에 이 금지의 합법성을 확인했고, 위반 시 개인 HUF 20만, 법인 HUF 200만 벌금에 영업장 최대 45일 폐쇄까지 부과된다는 점에서 규제의 실효성은 있어 보인다. 하지만 Homever 분석은 이 임대료 하락이 "중기적으로 글로벌 추세에 따라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단기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바르셀로나에서 에어비앤비 활성 매물이 2018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음에도 임대료가 10년간 62.1% 폭등했고, 남은 합법 매물의 가격이 오히려 상승하며 호텔 ADR과 점유율이 동반 상승한 사례는 공급 제한만으로는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EU 최고 주택가격 상승률 173% — 관광 성장의 어두운 그림자
Eurostat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헝가리의 주택가격은 2015년에서 2023년 사이에 173% 상승해 EU 전체에서 단독 1위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EU 평균 상승률 48%의 3.5배를 넘었다. 부다페스트 부동산은 2015년 대비 3배가 됐으며, 2025년 1분기에도 전년 대비 19%의 추가 상승을 보였고 1제곱미터당 평균 가격이 HUF 120만(약 3,000유로)에 달한다. 이런 폭등의 배경에는 관광 붐으로 인한 단기임대 투자 수요, COVID 이후 에어비앤비 아파트의 2배 증가(현재 16,000채), 그리고 국제 학생 3만 7,500명의 추가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는 청년층에게 돌아가는데, 소득의 40%에서 60%를 임대료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 고착되면서 출산율 저하와 인구 유출이라는 장기적 악순환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다. 관광 산업이 GDP의 14%를 차지하고 중앙정부 세입의 10%를 만들어내는 긍정적 면이 분명히 있지만, 그 성장이 주민들의 주거 안정성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면 이건 성장이라 부르기 어렵다.
비엔나와 부다페스트 — 같은 관광 규모, 극적으로 다른 주거 현실
비엔나와 부다페스트는 관광 규모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데, 2024년 기준 비엔나 방문객 820만 명 대 부다페스트 810만 명이고 숙박 수도 비엔나 1,890만 박 대 부다페스트 1,850만 박으로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주거 현실은 극적으로 다르다. 비엔나는 도시 전체 주택의 50%가 사회주택이고 약 22만 채의 공공임대가 인구의 25%에서 30%를 커버하며, 임대료는 시장 가격이 아닌 건설과 유지 비용 기반으로 책정된다. 비엔나는 현재 "Housing Offensive 2024+" 프로그램으로 28억 유로를 투입해 4만 5,000명을 위한 2만 2,200채의 보조주택을 추가 건설하고 있으며, UN-Habitat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회주택 모델"이라는 인정을 받았다. 비엔나의 "Optimum Tourism" 전략은 방문객 중 3분의 2를 "문화를 감상하고 도시에 긍정적 기여를 하는 핵심 방문객"으로 구성하겠다는 질적 목표를 내세우는 반면, 부다페스트의 "Turizmus 2.0"은 2030년까지 관광 GDP 기여를 16%로 높이겠다는 양적 성장 목표만 제시하고 있어 근본적 방향 자체가 다르다.
유럽 오버투어리즘 도시들의 자기파괴 공식과 부다페스트
유럽의 오버투어리즘 피해 도시들은 거의 동일한 자기파괴 공식을 밟아왔는데, "저렴한 가격으로 발견 → 소셜미디어 바이럴 → 부동산 투자 유입 → 단기임대 전환 → 주민 이탈 → 도시 정체성 상실"이라는 연쇄 과정이다. 베네치아 역사 중심지는 1950년대 17만 5,000명이었던 거주민이 현재 5만 명 아래로 줄어 70% 이상 감소했고, 피크 시 하루 방문객 7만 명이 거주민 4만 9,000명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는 1991년 5,000명이던 주민이 2024년 1,157명으로 77% 줄었으며, 주민 대비 관광객 비율이 27.4대 1로 유럽 최고를 기록했다. 프라하는 2024년 관광객 2,280만 명으로 체코 역대 최고를 찍었지만 도심 임대료가 코로나 전 대비 40% 폭등하면서 2025년 6월에는 반관광 시위까지 벌어졌다. 부다페스트는 170만 명의 대도시라 이 소규모 도시들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있지만, 6구와 7구의 구역별 집중도와 COVID 이후 에어비앤비 2배 폭증이라는 변화 속도를 보면 이미 같은 공식의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나는 판단한다.
긍정·부정 분석
긍정적 측면
- 수억 명 글로벌 시청자에게 도시를 알리는 브랜딩 효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전 세계 수억 명이 시청하는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부다페스트라는 도시명이 글로벌 미디어에 수천 회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홍보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런 대규모 노출은 구글 트렌드 검색량 급증과 항공권 예약 증가라는 직접적인 효과로 이어지며, 결승전 이후에도 "부다페스트"라는 키워드의 검색 기반이 한 단계 올라가는 장기적 인지도 상승 효과가 있다. 실제로 2024년 런던 결승 이후에도 해당 도시의 관광 예약이 수주간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전례가 있다. 부다페스트가 이 노출을 열탕 스파, 세체니 온천, 오스만 건축 같은 고유 문화자산과 연결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저가 파티 도시 이미지를 벗고 문화 관광 목적지로 재포지셔닝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이건 수백억 유로를 들여도 살 수 없는 종류의 마케팅이고, 이번 결승전이 부다페스트에게 주는 가장 값진 선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 럭셔리 호텔 22개 신규 개관으로 숙박 인프라 고급화
향후 5년간 만다린 오리엔탈, 세인트 레지스, 래디슨 컬렉션 등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를 포함해 22개 호텔, 약 3,000실이 새로 문을 열 예정이어서 부다페스트의 숙박 인프라가 질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올해만 9개 호텔 800실이 개관했는데, 이는 단기임대 위주의 저가 숙박 구조에서 정식 호텔 중심의 고부가가치 구조로 전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럭셔리 호텔 투숙객은 1인당 지출이 저가 에어비앤비 이용객의 2배에서 3배에 달하기 때문에, 같은 수의 관광객이 와도 경제적 기여도는 훨씬 높아진다. 이런 호텔들은 정규직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 공급망에 투자하며 숙박세를 정직하게 납부한다는 점에서, 에어비앤비가 지역 경제에 환원하는 비율보다 체계적으로 높은 기여를 한다. 맥킨지 보고서가 전망한 관광객 지출 2배에서 3배 증가라는 목표가 이 럭셔리 호텔 확충 없이는 달성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이건 부다페스트 관광의 구조적 전환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 투자다.
- 에어비앤비 규제 실험을 통한 실증적 정책 학습
6구 테레스바로시의 에어비앤비 전면 금지는 헝가리 최초의 사례로, 장기임대 공급 34% 증가와 임대료 6.7% 하락이라는 실증적 데이터를 확보하게 해줬다. 이런 실제 데이터는 다른 구역이나 도시가 유사한 규제를 도입할 때 효과와 한계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정책 실험이 된다. 대법원까지 올라가 합법성이 확인됐다는 것은 법적 선례로서의 가치도 크며, 향후 7구와 다른 구역이 규제를 도입할 때 법적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다. 위반 시 벌금과 영업장 폐쇄라는 집행 수단까지 갖추고 있어 규제의 실효성을 담보할 장치도 마련됐다. 바르셀로나나 암스테르담의 시행착오를 참고해 부다페스트만의 맞춤형 규제 모델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고, 이런 데이터 기반 정책 접근은 동유럽 전체에서도 선도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 GDP 14%와 고용 창출이라는 관광의 실재적 경제 기여
관광 산업이 헝가리 GDP의 14%를 차지하고 중앙정부 세입의 약 10%를 만들어내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실질적 경제 기여다. 맥킨지의 보수적 시나리오만 해도 2030년까지 23,000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되고, 적극적 시나리오에서는 49,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부다페스트 공항이 2025년에 1,900만 명의 탑승객을 기록하며 동유럽의 주요 허브로 부상한 것도 관광 산업의 성장이 만들어낸 인프라 투자의 결과물이다. EU 평균의 2.5배에 달하는 관광 성장률은 헝가리 경제 전체의 활력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며, 특히 서비스 산업 종사자들에게 직접적인 소득 기회를 제공한다. 관광 수입이 도시 인프라 개선, 문화 시설 유지, 공공 교통 확충에 재투자된다면 주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 푸슈카시 아레나와 교통 인프라의 장기적 레거시
5억 6,300만 유로를 투입해 건설된 6만 7,000석 규모의 푸슈카시 아레나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라는 단일 이벤트를 넘어서 향후 수십 년간 도시의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장기적 자산이다. 이번 결승을 위해 교통망, 보안 시스템, 관객 동선 관리가 집중적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도시 전체의 대규모 이벤트 수용 역량이 한 단계 올라갔다. 이런 인프라는 향후 올림픽, 월드컵 예선, 대형 콘서트 같은 다양한 글로벌 이벤트를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이 되며, 이벤트 당 추가 투자 비용을 크게 절감시킨다. 과거 2019년 유로파리그 결승(첼시 대 아스널)을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에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더해지면, 부다페스트는 유럽 메가 이벤트 개최 도시로서의 트랙 레코드를 확실히 쌓게 된다. 인프라 투자의 감가상각 효과를 고려하면, 단일 이벤트의 경제효과보다 이 레거시의 장기적 가치가 훨씬 클 수 있다.
우려되는 측면
- 주민 주거 환경의 구조적 파괴와 강제 이주
COVID 이후 2배로 폭증한 16,000채의 에어비앤비 아파트는 일반 임대시장에서 사실상 증발한 주택이며, 6구에서는 전체 주택 재고의 8%에서 10%가 단기임대로 전환돼 주민들이 온라인 투표까지 실시하며 금지를 쟁취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 됐다. 2015년 이후 주택가격이 3배로 오르고 2025년 1분기에도 19% 추가 상승하면서, 청년층은 소득의 40%에서 60%를 임대료에 쓰고 있다. 이건 수치적으로 보면 "주거비 부담(housing cost burden)"의 국제적 경계선인 30%를 이미 크게 넘어선 수준으로, 사실상 주거 위기 상태다. 학술 연구에 따르면 서울 올림픽에서 런던 올림픽까지 메가 이벤트 젠트리피케이션으로 200만 명 이상이 강제 이주당했는데, 서울은 4만 8,000채 철거로 72만 명이, 리우는 올림픽 인프라로 7만 7,206명이 터전을 잃었다. 부다페스트는 아직 이 정도 규모의 직접 이주는 아니지만, 6구와 7구에서 관광 인프라에 의한 간접 이주(가격 폭등으로 인한 자발적 이탈)가 이미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같은 구조적 문제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판단한다.
- 파티 관광에 의한 도시 정체성 훼손과 문화 자산의 잠식
부다페스트의 진짜 문화유산은 세체니와 겔레르트 같은 열탕 스파, 오스만-합스부르크 건축 유산, 다뉴브 강변의 야경인데, 현재 이 도시의 국제적 이미지는 "유럽에서 가장 싼 술을 마실 수 있는 파티 도시"로 점점 고착되고 있다. 7구 에르제베트바로시에서 심플라 케르트를 시작으로 폭발한 루인바 문화가 펍 크롤 관광과 결합하면서, 주민들의 반발로 7구는 펍 크롤을 금지하고 자정 이후 영업에 특별 허가제를 도입해야 했다. 영국발 스태그 파티 관광은 저가 항공 연결, 부다페스트의 낮은 물가, 소셜미디어 바이럴이 결합해 자기 강화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 관광객 그룹은 1인당 지출이 낮으면서 소음, 기물 파손, 범죄 같은 부정적 외부효과는 크다. 부다페스트가 이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럭셔리 호텔 22개를 지어봤자 고부가가치 관광객은 비엔나나 프라하를 선택할 것이고, 도시는 저가 관광의 악순환에 갇히게 된다. 문화유산은 한번 이미지가 훼손되면 복원에 수십 년이 걸리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파티 관광 고착화는 장기적으로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위험이 있다.
- 풍선효과와 규제 사각지대 — 문제의 이동과 확산
6구의 에어비앤비 금지가 성공적으로 시행되면, 그 2,700개 숙소 중 상당수가 아직 규제가 없는 인근 구역으로 이동하면서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해소되는 게 아니라 지리적으로 확산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전례가 이를 명확히 보여주는데, 10,101개 HUT 라이센스 폐기 선언 이후 합법 매물의 라이센스 프리미엄이 6만에서 12만 유로까지 형성됐고, 이는 규제가 오히려 새로운 투기 시장을 만들어낸 사례다. 암스테르담은 관광세를 유럽 최고인 12.5%까지 올렸지만 2024년 숙박 수가 자체 설정한 상한선 2,000만 박을 초과해 주민 소송까지 벌어졌다는 점에서, 가격 기반 수요 억제의 한계도 분명하다. 부다페스트는 전국적으로 단기임대 신규 허가를 동결했지만, 기존 허가분에 대한 규제는 구역별로 제각각이어서 사각지대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이런 패치워크식 규제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이동시키는 데 그칠 위험이 높고, 도시 전체를 포괄하는 통합적 주거 정책 없이는 끝없는 두더지 잡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성장 집착의 정책적 모순 — GDP 목표와 주민 보호의 충돌
헝가리 정부의 "Turizmus 2.0" 전략은 2030년까지 관광의 GDP 기여를 현재 14%에서 16%로 높이겠다는 양적 성장 목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같은 문서에서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명시적 대응 전략은 사실상 빠져 있다. 이건 "불을 더 키우면서 동시에 불을 끄겠다"는 것과 같은 정책적 모순이다. 비엔나가 "Optimum Tourism" 전략으로 관광의 질적 전환을 추구하며 주민과 방문객의 공존을 명시적 목표로 삼는 것과 대조적으로, 부다페스트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동시에 관광의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상충되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EU 관광 플랫폼에 등록된 이 전략은 숙박 인증시스템 구축이나 용량 관리 도입을 언급하긴 하지만, 공공주택 투자나 주민 주거 보호 같은 구조적 대책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성장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그 성장이 누구의 비용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GDP 수치만 쫓는 정책은 결국 도시를 관광객 전용 테마파크로 전락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 메가이벤트 경제효과의 구조적 누수 — 순이익과 총이익의 괴리
GKI 보고서가 추산한 9,000만에서 1억 4,000만 유로의 경제효과는 총액(gross) 기준이며, 대체효과에 의한 일반 관광 감소분, 정부의 보안과 교통과 인프라 직접 지출, 그리고 이벤트 유치를 위한 UEFA 분담금 등을 차감하면 순이익(net)은 크게 줄어든다. The Conversation 기고문에서 지적하듯 "이벤트 주최의 가장 음흉하고 숨겨진 단점은 재정적 실패로 인한 지역사회 내 부의 재분배"인데, 이는 메가이벤트의 수익이 대형 호텔 체인, 국제 스폰서, 항공사 같은 외부 자본에 집중되고 지역 소상공인이나 주민에게는 잘 돌아가지 않는 구조를 의미한다. 호텔 가격이 704유로에서 2,800유로까지 치솟은 건 호텔 사업자에게는 횡재지만, 평소 부다페스트를 찾던 중저가 여행자에게는 진입 장벽이 된다. PSG와 아스널 각각 17,000장을 배분받고 현지 팬 배분은 4,600장에 불과했다는 건 이 이벤트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만 명이 이 도시에 쏟아붓는 돈 중 실제로 부다페스트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쓰이는 비율이 얼마나 될지, 이건 GKI 보고서가 의도적으로 답하지 않는 질문이다.
전망
나는 오늘 밤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기점으로 부다페스트의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어떤 궤적을 그릴지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서 구체적으로 따져보려 한다. 단기적으로 향후 1개월에서 6개월 사이를 보면, 결승전 직후에는 일종의 관광 수요 조정이 올 가능성이 있다. GKI가 인정한 "대체효과"가 역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인데, 결승전 때문에 부다페스트 방문을 미뤘던 일반 관광객들이 6월부터 9월 사이에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여름 성수기 피크가 평년보다 더 극단적으로 치솟을 공산이 크다. 6구 에어비앤비 금지의 즉각적 효과는 이미 수치로 확인됐다. 장기임대 공급이 34% 늘었고 임대료가 6.7% 내려가서 월세가 HUF 30만에서 28만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Homever 분석은 이 효과가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추세에 따라 회복된다"고 명확히 경고하고 있다. 숙박세가 4배(HUF 38,400에서 150,000)로 인상됐고 전국 단기임대 신규 허가가 동결됐으니 당장 새로운 에어비앤비 진입은 억제되겠지만, 기존 16,000채 중 6구 밖에 있는 나머지 매물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동시에 부다페스트의 숙박 지형은 지금 급격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올해만 9개의 신규 호텔 약 800실이 문을 열었고, 향후 5년간 만다린 오리엔탈, 세인트 레지스, 래디슨 컬렉션 같은 럭셔리 브랜드를 포함해 총 22개 호텔 3,000실이 추가될 예정이다. 나는 이것이 부다페스트가 "저가 파티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문화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여기서 냉정하게 짚어야 할 게 있다. 럭셔리 호텔이 늘어난다고 스태그 파티 관광이 저절로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부다페스트를 찾는 영국인 독신파티 관광객들은 럭셔리 호텔에 묵는 게 아니라 에어비앤비나 호스텔에 묵으면서 루인바를 순회한다. 고급화 전략과 저가 파티 관광 억제 전략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인데, 부다페스트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6개월 안에 가시적 변화가 나타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정책의 방향성이 확인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중기적으로 6개월에서 2년 사이를 전망하면, 에어비앤비 규제가 6구를 넘어서 다른 구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미 7구 에르제베트바로시는 주거 건물 총면적의 10%까지만 상업 숙박을 허용하는 규정을 시행 중이다. 이런 규제가 도미노처럼 퍼져나가면, 단기임대 사업자들은 아직 규제가 느슨한 외곽 구역이나 교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바르셀로나의 사례가 이 예측을 뒷받침하는데, 바르셀로나가 10,101개 HUT 라이센스를 2028년까지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합법 매물의 라이센스 프리미엄은 6만에서 12만 유로까지 형성됐고, 남은 매물의 가격이 오히려 올랐으며, 호텔 ADR과 점유율이 동시에 상승했다. 공급을 인위적으로 줄이면 남은 공급의 가격이 오르는 건 경제학 교과서의 기본 원리인데, 부다페스트가 이 함정을 피할 수 있을지 솔직히 회의적이다. 암스테르담도 관광세를 유럽 최고인 12.5%까지 올렸지만 2024년 숙박 수가 2,290만 박으로 자체 설정한 상한선 2,000만 박을 초과했고, 주민들이 법적 소송까지 제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세금 인상만으로는 수요를 억제하는 데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걸 암스테르담이 먼저 증명한 셈이다.
한편 부다페스트 부동산 시장의 중기 전망도 주시해야 한다. 기본 시나리오에서 2031년까지 누적 30%의 추가 명목 상승이 예상되고 있고, 보수적으로 잡아도 15%에서 20%의 상승이 전망된다. 이건 관광뿐 아니라 3만 7,500명에 달하는 국제 학생 수요, 디지털 노마드 유입, 그리고 여전히 서유럽 대비 저렴한 가격이라는 매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블룸버그가 2025년 말에 "헝가리 부동산 버블 경고"를 발표한 바 있고, 조기 경보 신호인 매물 평균 대기일 100에서 120일 초과와 호가 대비 실거래가 괴리 8%에서 10% 초과가 관찰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무시할 수 없다. 나는 부동산 가격이 관광 수요와 맞물려 계속 상승하면 결국 이 도시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악순환이 고착된다고 본다. 관광이 GDP를 올리는 건 사실이지만, 그 GDP 상승분이 실제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이 괴리가 1년에서 2년 안에 사회적 갈등으로 표면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장기적으로 2년에서 5년 뒤를 내다보면, 부다페스트의 운명은 크게 세 갈래로 갈린다고 본다. 먼저 낙관적 시나리오를 보면, 맥킨지의 적극적 성장 전략이 현실화되면서 연 12%씩 성장해 2030년까지 관광 수입이 HUF 1.9조 추가되고 49,000명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그림이다. 이게 실현되려면 럭셔리 호텔 중심의 고부가가치 관광 전환이 성공하는 동시에, 비엔나식 공공주택 투자로 주민의 주거 안정성이 확보돼야 한다. 관광 GDP 기여를 16%까지 올리면서도 주민 이탈을 막는 이 균형을 찾는 건 쉽지 않지만, 세인트 레지스와 만다린 오리엔탈 같은 브랜드 유치 성과를 보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이 시나리오가 실현될 확률은 나는 20% 정도로 낮게 잡는다. 왜냐하면 헝가리 정부가 공공주택 대규모 투자에 나설 정치적 의지와 재정 여력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맥킨지의 보수적 성장률인 연 7%로 2030년 방문객이 약 1,100만에서 1,200만 명까지 늘어나고, 23,000명 수준의 신규 고용이 만들어진다. 에어비앤비 규제 확산과 숙박세 인상이 수요를 어느 정도 분산시키지만, 구조적 공공주택 투자 없이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느리지만 꾸준한 속도로 계속 진행된다. 6구 임대료는 단기 하락 후 1년에서 2년 안에 다시 오르고, 관광객은 규제가 느슨한 다른 구역으로 분산되면서 문제 자체가 확산되는 패턴이 나타날 것이다. 부다페스트 전체로 보면 관광 산업은 성장하지만 특정 구역의 거주환경은 계속 악화되는 불균등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나는 이 시나리오가 실현될 확률을 50% 정도로 본다. 현재 정책 방향과 시장 동력을 고려했을 때 가장 자연스러운 궤적이기 때문이다.
비관적 시나리오는 유럽 전체의 부동산 버블 붕괴, 고금리 장기화, 지정학적 충격이 한꺼번에 겹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가 경고한 대로 부다페스트 부동산 가격이 2년에서 3년간 명목 10%에서 20% 하락하면, 관광 목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이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매물을 쏟아내면서 시장이 더 깊이 추락할 수 있다. 암스테르담에서 벌어진 것처럼 주민들이 대규모 법적 저항에 나서고 관광 상한선 논의가 본격화되면 관광 산업 자체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가장 극단적으로는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의 경로를 따라가는 건데, 1991년 5,000명이던 주민이 2024년 1,157명으로 77% 감소하면서 도시 자체가 관광객 전용 테마파크가 된 사례다. 부다페스트의 진정성, 그러니까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일하고 사랑하는 도시라는 점이야말로 이 도시의 가장 큰 관광 자산인데, 주민이 떠나면 그 자산 자체가 소멸한다. 이 시나리오의 확률은 30%로 보지만, 베네치아가 1950년대 17만 5,000명에서 5만 명 아래로 떨어진 과정을 보면 결코 비현실적이라 치부할 수 없다.
내 전망이 틀릴 수 있는 조건들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만약 헝가리 정부가 비엔나 모델을 본격 벤치마킹해서 대규모 공공주택 투자에 나서거나, 관광 수입의 일정 비율을 주민 주거 안정에 의무 환원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기술 발전도 변수인데, 실시간 혼잡도 관리 시스템이나 디지털 입장료 같은 도구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면 물리적 수용 한계를 어느 정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다페스트가 프라하처럼 반관광 시위가 터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Optimum Tourism" 방식의 질적 전환 전략을 도입한다면, 기본 시나리오보다 낫고 낙관적 시나리오에 가까운 결과를 만들어낼 여지도 있다. 하지만 현재 헝가리 정부의 정책 방향은 "더 많은 관광, 더 높은 GDP"에 맞춰져 있고, 공공주택 투자 계획은 비엔나에 비교하면 사실상 전무하다. 그래서 나는 기본 시나리오와 비관적 시나리오 사이, 좀 더 비관 쪽에 가까운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다. 부다페스트에게 이 흐름을 바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다. 여행자 입장에서 내가 한 가지 제언하고 싶은 건, 부다페스트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6구와 7구의 에어비앤비 대신 정식 호텔을 이용하고, 루인바 펍 크롤 대신 겔레르트나 세체니 온천에서 이 도시의 진짜 문화를 경험해보라는 것이다. 관광객 한 명 한 명의 선택이 모이면 도시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으니까.
출처 / 참고 데이터
- GKI Gazdaságkutató Zrt. — 부다페스트 챔피언스리그 결승 경제가치 분석 — GKI 경제연구원
- Euronews — 부다페스트, 챔피언스리그 결승 준비 완료 — Euronews
- Eurostat/Euronews — 유럽 부동산 시장 주택 비용 현황 — Euronews / Eurostat
- Homever — 에어비앤비 규제가 부다페스트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 Homever
- Frontiers in Sports — 메가 스포츠 이벤트와 주민 이주에 관한 체계적 문헌 고찰 — Frontiers
- Wien Tourismus — 비엔나 2025년 관광 성과 보고서 — Wien Tourismus
- Weave News — 비엔나 사회주택 모델 및 베스트 프랙티스 — Weave News / UN-Habitat
- ETIAS / KSH — 헝가리 2025년 관광 역대 최고 기록 — ETIAS
- McKinsey — 부다페스트 관광 잠재력 분석 — McKinsey & Company
- Rental Scale Up — 바르셀로나 단기임대 금지 2025 — Rental Scale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