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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세는 실패했다 — 베니스가 증명하고, 부탄은 착각하게 만들었다

AI 생성 이미지 - 오버투어리즘 관광세 전쟁
AI 생성 이미지 - 오버투어리즘 관광세 전쟁

한줄 요약

전 세계 도시들이 동시에 관광객 지갑을 열게 만드는 '관광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베니스의 5유로 입장료부터 암스테르담의 33.5% 숙박세, 교토의 10배 인상까지 — 그러나 이 세금들이 정작 관광객 수를 줄였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핵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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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입장료의 결정적 실패

베니스는 2024년 5유로 입장료를 시범 도입했으나 관광객 수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2025년 시즌 동안 72만 명 이상의 당일 방문객이 등록되었고 약 540만 유로의 세수를 확보했지만, 일평균 유료 방문객 수는 2024년 16,676명에서 2025년 13,046명으로 소폭 감소에 그쳤다. 피크 날에는 여전히 2만 5천 명이 쏟아져 들어왔는데, 이건 베니스 거주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구 5만 명의 도시에 연간 3,0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상황에서, 커피 한 잔 값 수준의 입장료는 수백만 원짜리 유럽 여행 계획을 바꿀 유인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2026년에는 적용일을 29일에서 60일로 두 배 늘렸지만, 가격 자체가 변하지 않는 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학술 연구에서도 관광세가 오버투어리즘을 실질적으로 해결한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베니스의 사례는 관광세의 한계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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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이중가격제 — 가장 솔직한 답

히메지성은 비거주자 2,500엔, 거주자 1,000엔의 차등 요금을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 관광청은 2026년 3월에 이중가격제 전국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전문가 패널을 발족시켰다. 교토는 숙박세를 최대 10배 인상하여 고급 호텔 투숙 시 1박당 최대 10,000엔(약 67달러)을 부과하고, 출국세도 기존 1,000엔에서 3,000엔으로 3배 인상된다.

기온 지역은 사설 골목에 관광객 출입을 금지하고 위반 시 10,000엔 벌금을 부과한다. 일본어, 영어, 중국어 3개 언어 표지판까지 설치했다. 마이코와 게이코에 대한 '파파라치' 행위와 사유지 침입이 지역 주민의 인내심을 넘어선 결과다. 일본은 '모두에게 공평한 세금'이 아닌 '외부 사용자 추가 부담'이라는 직설적 방식을 택한 유일한 국가이며, 이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3

암스테르담, 유럽 최고 숙박세 실험

2026년 기준 암스테르담의 숙박 관련 세금은 관광세 12.5%와 VAT 21%를 합산해 실질 33.5%에 달하며, 이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위 그룹인 아테네, 헤라클리온 등 그리스 도시들의 평균 일일 세금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차이다. 암스테르담은 2023년 이후 3년 연속 숙박세를 인상해왔으며, 세수 약 2.7억 유로는 운하 벽과 교량 보수 등에 재투자되고 있다.

이 급진적 실험은 유럽 관광세 정책의 리트머스 시험이 되고 있다. 이 극단적 실험의 결과가 2027년쯤 나오면, 배낭여행자 감소와 고소득 관광객 비중 증가라는 관광객 프로필 변화, 그리고 하를렘, 로테르담 등 주변 도시로의 풍선효과 데이터가 유럽 전체의 관광세 정책 방향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특히 암스테르담의 결과가 '관광객 수는 줄고 세수는 늘었다'로 나올 경우, 유럽 전역에서 숙박세 인상 도미노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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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모델의 역설 — 지속가능성인가 부유층 전용인가

부탄은 일일 100달러의 지속가능개발기금(SDF)으로 '고가치 저용량' 관광 모델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SDF는 2023년 9월부터 2027년 8월까지 유효하며, 6~12세는 50% 할인, 5세 이하는 면제다. SDF 수입은 학교 건설, 무료 의료, 청소년 훈련, 산림 보존, 역사적 종(Dzong) 복원 등에 배분된다.

인구 80만 명의 소국에서 이 모델이 작동하는 이유는 관광 외 수입원(수력발전)이 있고, 처음부터 대규모 관광 인프라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걸 연간 3,000만 명이 방문하는 베니스나 4,270만 명이 입국하는 일본에 적용하라는 건 현실성이 없다. 부탄 모델의 불편한 진실은 '지속가능한 여행'이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부유층만 갈 수 있는 여행지'를 만들었다는 점이며, 이를 무비판적으로 성공 사례로 칭송하는 것은 여행의 민주화라는 가치를 간과하는 것이다.

5

2026년 글로벌 관광세 동시다발 시행

2026년은 관광세 전쟁의 원년이라 할 만하다. 일본(출국세 3배, 교토 숙박세 10배, 이중가격제 전국화 추진), 에든버러(5% 숙박세 7월 도입), 바르셀로나(관광세 1유로 인상 + 2028 Airbnb 퇴출 진행), 베니스(적용일 60일 확대), 산토리니(크루즈 8,000명 일일 캡 + 20유로 성수기 환경세), 발리(150,000 IDR 관광세), 태국(300바트 입국세 준비 중)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도시들이 동시에 관광세를 도입하는 현상의 이면에는 코로나 후 폭발적으로 회복된 관광 수요와, 관광 인프라 유지 비용의 급증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 UNWTO에 따르면 2025년 국제 관광객은 15.2억 명으로 전년 대비 6,000만 명이 늘었고, 2030년에는 20억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 거대한 파도 앞에서 각국이 동시에 방파제를 쌓기 시작한 셈이다.

긍정·부정 분석

긍정적 측면

  • 도시 인프라 재원 확보

    교토는 숙박세를 최대 10배 인상하여 연간 약 132억 엔의 세수를 확보하게 되며, 에든버러는 5% 숙박세 도입으로 연간 약 5,000만 파운드의 추가 재원을 마련한다. 관광으로 마모되는 문화재 보존, 교통 인프라 확충, 쓰레기 처리 등의 비용을 관광객 자신이 부담하게 함으로써, 지금까지 지역 주민의 세금으로만 충당해온 불균형을 완화한다.

    히메지성만 해도 향후 10년간 유지보수비가 약 280억 엔에 달하는데, 이를 시민 세금만으로 감당하기엔 과중한 부담이다. 이중가격제 도입 이후 외국인 방문객의 추가 입장료 수입만으로 연간 보수비의 약 15~20%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관광 인프라 비용을 관광객이 분담하는 원칙은 '오염자 부담 원칙'과 같은 맥락으로, 정당성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접근이다.

  •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전 세계적 인식 제고

    5년 전만 해도 '관광이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인식 자체가 낯설었다. 하지만 베니스 입장료 도입, 산토리니 일일 8,000명 크루즈 캡, 바르셀로나 Airbnb 1만여 개 퇴출 선언 같은 뉴스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일반 여행자들도 자신이 방문하는 도시의 부담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Booking.com의 2025년 지속가능 여행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여행자의 76%가 '향후 1년 내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여행하겠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2019년의 53%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이런 의식 전환은 단기적 세금 수입보다 장기적으로 더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관광세 논쟁 자체가 미디어를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여행도 환경과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전 세계적 상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 물량 규제와의 결합 가능성

    바르셀로나의 2028년 Airbnb 전면 퇴출(10,101개 허가 만료)이나 산토리니의 일일 8,000명 크루즈 캡은 가격이 아닌 물량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런 정량적 규제와 관광세를 결합하면 단독 시행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관광세가 '재원 조달' 역할을, 물량 규제가 '실질적 제한'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가 가능하다.

    실제로 산토리니는 크루즈 캡을 도입하면서 동시에 하선 관광객에게 20유로 성수기 환경세를 부과하는 이중 장치를 운영 중인데, 2025년 성수기 기준 일일 최대 관광객 수를 12,000명에서 8,000명으로 33%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모델은 두브로브니크, 미코노스 등 비슷한 처지의 섬 도시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다. 물량 규제는 정치적으로 관광세보다 반발이 크지만, 관광세 수입을 규제 이행 비용에 투자하면 정치적 수용성도 높일 수 있다.

  • 이중가격제를 통한 지역 주민 수용성 제고

    일본의 이중가격제는 '외부 사용자 추가 부담' 원칙을 명확히 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관광 피로감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관광객이 자기 도시를 돈 내고 즐기러 오는 것이라면, 주민들도 관광 자체에 대한 반감이 줄어들 수 있다. 히메지성의 경우 거주자는 기존과 비슷한 1,000엔으로 이용하면서 외부인은 2,500엔을 부담하는 구조라 주민 불만이 현저히 적다.

    교토 기온 지역의 사설 골목 출입 금지와 위반 시 10,000엔 벌금 부과도 주민 생활권 보호라는 명분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NHK 여론조사에 따르면 교토 시민의 약 68%가 관광세 인상에 찬성했는데, '관광객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인식이 핵심 이유였다. 이중가격제는 '모두에게 같은 세금'보다 형평성 있는 접근으로, 관광과 일상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로 평가받고 있다.

  • 세수의 지방 분산 투자 가능성

    일본의 출국세 3,000엔 인상분은 오버투어리즘 대책뿐 아니라 지방 관광지 활성화에도 투입된다. 만약 이 세수가 도쿄-교토-오사카 쏠림을 완화하고 시코쿠, 도호쿠 같은 지방에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쓰인다면, 관광세가 오버투어리즘의 근본 원인인 '집중'을 해소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2025년부터 '제2의 골든루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이는 도쿄-후지산-교토-오사카로 집중되는 관광 동선을 세토우치, 도호쿠, 홋카이도 등으로 분산시키려는 전략이다. 출국세 인상분 중 약 40%가 이 프로젝트에 배정될 예정이며, 성공할 경우 지방의 관광 수입이 현재 대비 25~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방향이 관광세의 가장 이상적인 활용 모델이며, 세수를 단순히 도시 재정에 편입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 해결에 투자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우려되는 측면

  • 여행의 계층 장벽화

    암스테르담 33.5%, 교토 최대 10,000엔, 부탄 일일 100달러 — 이런 비용은 부유한 여행자에겐 무의미하지만 배낭여행자와 학생 여행자에겐 여행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이다. 여행은 세상을 넓히는 교육적 경험인데, 관광세가 높아질수록 '돈이 있어야 세상을 볼 수 있는' 구조가 고착된다.

    유럽배낭여행자협회의 2025년 설문에 따르면 25세 이하 여행자의 43%가 '관광세 인상이 여행지 선택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부탄 모델을 성공 사례로 칭송하는 순간 사실상 '부유층 전용 여행지'를 정당화하는 것이며, 이는 여행의 민주화라는 전후 시대의 가치를 역행시킨다. 특히 개발도상국 국민들에게는 선진국 도시의 높은 관광세가 사실상 입국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어, 국제 이동의 자유라는 원칙과도 충돌한다.

  • 관광객 수 감소 효과의 부재

    베니스의 5유로 입장료는 관광객 수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2025년 시즌 데이터를 보면 일평균 유료 방문객이 13,046명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을 뿐, 피크 날에는 2만 5천 명이 여전히 몰려들었다. 여행은 본질적으로 '계획적 소비'로 가격 탄력성이 낮다. 6개월 전부터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한 사람이 도착해서 입장료를 보고 일정을 바꾸지 않는다.

    학술 연구에서도 관광 수요의 가격 탄력성은 -0.2에서 -0.5 수준으로, 5~10% 가격 인상이 관광객을 1~5%밖에 줄이지 못한다는 결과가 일관되게 나온다. 몰디브 사례에서도 10% 세금 인상 시 수요가 5.4% 감소하는 데 그쳤다. 관광세가 부탄처럼 일일 100달러급 '고통 임계치'를 넘어야 효과가 있는데, 그렇게 하면 여행의 민주화가 붕괴한다. 결국 관광세는 관광객을 줄이는 게 아니라 관광객에게서 돈을 더 걷는 것만 달성한다.

  • 세수의 오용 및 일반 재정 편입 리스크

    관광세가 '오버투어리즘 대책'이라는 명분으로 걷히지만, 실제로 그 용도에 맞게 쓰인다는 보장이 없다. 유럽 관광세 투명성 연대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관광세를 시행하는 유럽 도시 중 세수 사용 내역을 공개적으로 보고하는 곳은 38%에 불과했다. 세수가 관광 인프라가 아닌 일반 재정에 편입되면, 관광세는 사실상 '관광객 세수 극대화 도구'로 변질된다.

    관광세를 걷는 주체(도시 정부)와 관광 피해를 겪는 주체(주민, 소상공인)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 불일치 문제도 심각하다. 세수가 피해 당사자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주민 불만은 해소되지 않으며, 관광세 인상에 대한 정치적 정당성도 약해진다. 결국 관광세의 실효성은 세수의 용도 투명성에 달려 있는데, 대부분의 도시가 이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풍선효과와 오버투어리즘의 전가

    한 도시가 관광세를 올리면 관광객이 인근 저가 도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한다. 베니스를 피한 관광객이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로 몰리고, 교토를 피한 관광객이 나라나 시가로 이동하는 식이다. 이건 오버투어리즘을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떠넘기는 것일 뿐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크로아티아 관광청 데이터에 따르면 두브로브니크의 2025년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2% 증가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베니스 입장료 시행 이후 대안 목적지를 찾아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관광세를 올리면 이 풍선효과가 전 세계적 규모로 확산될 수 있으며, 관광세가 없는 국가로의 쏠림 현상이 오히려 심화된다. 이는 마치 조세 회피처 문제처럼, 글로벌 차원의 조율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딜레마를 만들어낸다.

  • 관광 의존 소상공인 생계 위기

    관광세로 관광객이 줄면 가이드, 숙박업자, 식당 주인 등 관광 의존 소상공인이 직접적 타격을 받는다. 바르셀로나가 Airbnb를 퇴출하면 10,101개 숙소의 호스트들은 수입원을 잃게 되며, 관련 청소, 관리, 인테리어 등 부대 산업 종사자 약 3만 명도 간접 피해를 입는 것으로 추산된다. 무허가 운영 시 최대 60만 유로 벌금, 스페인 정부의 Airbnb에 대한 6,500만 유로 벌금 부과 등 강력한 제재도 병행되고 있다.

    이탈리아 소상공인연합의 2025년 보고에 따르면 베니스 인근 무라노, 부라노 섬의 소규모 공예품 가게와 식당은 입장료 도입 이후 매출이 8~12% 감소했는데, 이들에게 돌아간 관광세 혜택은 전무했다. 세금 정책이 관광 산업 종사자의 생존 문제를 간과하고 있으며, 보상 체계 없는 규제는 정치적 반발과 불법 영업의 증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전망

당장 몇 달 안에 벌어질 일들이 꽤 흥미롭다. 2026년 하반기가 오버투어리즘 세금 전쟁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다. 일본은 7월 1일부터 출국세가 기존 1,000엔에서 3,000엔으로 3배 인상된다. 연간 약 3,000만 명의 출국자를 기준으로 하면 세수가 기존 300억 엔에서 900억 엔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 세수 증가분은 오버투어리즘 대책과 지방 관광지 활성화에 투입되는데, 일본 관광청이 올해 안에 이중가격제 전국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한 만큼, 2026년 말까지 일본 전국의 국립박물관과 미술관 11곳에 이중가격제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교토의 숙박세 10배 인상도 이미 3월 1일부터 시행 중이어서, 올해 여름 성수기에 실질적인 효과 데이터가 나올 것이다. 교토 숙박 수요가 줄면 오사카나 고베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관측될지가 관건이다.

에든버러는 7월 24일부터 5% 숙박세를 시작한다. 스코틀랜드 최초의 관광세 도시가 되는 건데,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이 8월에 열리는 만큼 도입 첫 달부터 대규모 관광객을 상대로 세금을 걷게 된다. 에든버러는 연간 약 5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며, 축제 시즌에만 약 200만 명이 몰린다. 태국도 2026년 중반까지 300바트(약 9달러) 입국세를 시행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2025년에 한번 연기한 전적이 있어서 실제 시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2025년 7월 기준 방문객 1,7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하면서 정부 목표 3,500만 명에 크게 미달한 것이 연기의 배경이다. 베니스는 2026년에 적용일을 60일로 확대했고, 바르셀로나는 2026년부터 관광세를 1유로 인상하여 1박당 최대 5유로로 올린다. 발리도 150,000 IDR(약 10달러) 관광세를 본격 시행 중이다. 이 모든 일이 동시에 벌어지는 2026년 여름은 관광세 전쟁의 첫 번째 결산 시점이 될 것이다.

1~2년 정도를 내다보면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2027~2028년에 가장 주목할 이벤트는 바르셀로나의 Airbnb 퇴출 완료다. 2028년 10월 10,101개의 단기임대 허가증이 만료되면, 유럽 최대 관광 도시 중 하나에서 합법적 에어비앤비가 사라진다. 2025년 3월 스페인 헌법재판소가 합법 판결을 내렸고, 무허가 운영 시 최대 60만 유로 벌금이 부과된다. 바르셀로나 시 당국에 따르면 이 퇴출로 약 1만 채의 주거용 부동산이 시장에 복귀하고, 장기 임대료가 평균 7~10%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임대료가 60% 이상 상승한 것이 주요 사유인 만큼, 이건 관광세보다 훨씬 강력한 물량 규제다. 성공하면 리스본, 로마, 파리 등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도시들이 줄줄이 따라할 것이다. 반대로 실패하면, 즉 불법 숙소가 횡행하거나 호텔 가격이 폭등하면, '강경 규제는 답이 아니다'라는 반대 여론이 힘을 받게 된다.

일본의 이중가격제는 2027년까지 전국적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히메지성과 일부 시설에서만 시행 중이지만, 관광청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 전국 국립박물관, 미술관, 성곽, 정원 등으로 빠르게 퍼질 것이다. 이때 국제적 반발이 관건이다. 서양 미디어가 '일본이 외국인 차별을 제도화했다'는 프레임으로 보도하면 외교적 마찰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다른 아시아 국가들, 특히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 일본을 선례로 삼아 자국에서도 이중가격제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실제로 이들 국가 중 상당수는 이미 비공식적으로 외국인에게 더 높은 가격을 매기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해준 건 '그래도 된다'는 공식적인 허가증이다.

암스테르담의 33.5% 숙박세 실험은 2027년쯤 결과가 나올 텐데, 숙박 수요 변화, 관광객 프로필 변화(배낭여행자 감소, 고소득 관광객 비중 증가), 주변 도시(하를렘, 로테르담)로의 풍선효과 데이터가 핵심이 될 것이다. 만약 암스테르담의 고가 전략이 '관광객은 줄고 세수는 늘었다'는 결과를 보여주면, 유럽 전역에서 숙박세 인상 도미노가 시작될 수 있다. 반대로 '관광객은 그대로인데 세수만 늘었다'면, 관광세가 오버투어리즘 대책이 아니라 세수 확보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결정적으로 힘을 얻는다.

진짜 대박은 3~5년 후에 터진다고 본다. 2028~2030년이 되면 관광세 전쟁의 1차 결산이 끝나고, 세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수렴할 것이다. UNWTO 데이터에 따르면 이미 2025년 기준 세계 주요 관광 도시 100곳 중 42곳이 관광세를 시행 중이며, 2019년 14.6억 명이던 국제 관광객은 2025년 15.2억 명을 넘어 2030년에는 20억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관광 수출 수입은 약 2.2조 달러(2025년)에 이른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bull case)는 관광세 수입이 실제로 인프라 탈중앙화에 투자되어 효과를 보는 경우다. 일본이 출국세 세수 900억 엔 중 상당 부분을 지방 관광지 활성화에 집중 투자해서 도쿄-교토-오사카 쏠림이 20~30% 완화되고, 시코쿠, 도호쿠 같은 지방에 외국인 관광객이 분산된다면, 이건 관광세가 올바른 방향으로 쓰인 모델이 된다. 유럽에서도 바르셀로나의 Airbnb 퇴출이 주거 가격을 10~15% 안정시키고, 관광객이 인근 소도시인 지로나, 타라고나 등으로 분산되어 카탈루냐 전체가 혜택을 보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2030년까지 전 세계 관광 목적지의 60% 이상이 어떤 형태든 관광세를 도입하게 될 것이다.

기본 시나리오(base case)는 관광세가 유지되고 확대되지만, 오버투어리즘 자체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다. 나는 이것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본다. 도시들은 관광세 수입에 중독되고, 세수는 오버투어리즘 대책보다는 일반 재정에 편입되며, 관광객 수는 계속 늘어난다. 베니스의 입장료는 10유로, 15유로로 올라가고, 교토는 또 다른 인상을 검토하고, 새로운 도시들이 계속 합류한다. 세계여행관광위원회(WTTC) 추산으로 2025년 기준 관광 산업은 전 세계 GDP의 10.3%인 약 11.7조 달러를 차지하고 3.71억 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몇 유로짜리 세금이 이 거대한 흐름을 바꿀 수 있을 리 만무하다. 국제 방문객 지출만 해도 2.1조 달러로 2019년 기록인 1.9조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관광세는 '우리도 뭔가 하고 있다'는 정치적 알리바이로 기능하고, 실질적인 구조 변화 없이 오버투어리즘은 계속된다.

최악의 시나리오(bear case)는 관광세 전쟁이 글로벌 관광 시장을 분열시키는 경우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세금을 올리면서 관광 비용이 급등하고, 중산층 여행자들이 국내 여행이나 저가 목적지로 대거 이동한다. 유럽 관광 도시들의 매출이 15~25% 감소하고, 관광 의존 산업 종사자 3.71억 명이 직간접적 타격을 받는다. 특히 이중가격제가 '외국인 차별'로 국제적 논란이 되면서 일부 국가 간 관광 보복 조치가 등장할 수도 있다. 일본이 이중가격제를 전국화했을 때, 중국이나 한국에서 '그러면 우리도 일본인에게 이중가격을 매기겠다'는 식의 보복적 대응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 되면 자유로운 국제 관광이라는 전후 세계 질서의 한 축이 흔들리게 된다.

물론 내 예측이 틀릴 수도 있다. 만약 기술이 게임 체인저가 된다면 완전히 다른 시나리오가 나온다. VR/AR 관광이 2028~2030년에 상용화 수준에 도달하면 '굳이 거기까지 가지 않아도 경험할 수 있는' 대안이 생긴다. 디지털 트윈 도시를 VR로 관광하는 건 아직은 틈새 시장이지만, 메타의 Quest 라인업이나 애플의 비전 프로가 가격을 낮추고 품질을 높이면 오버투어리즘의 수요 측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또한 실시간 군중 관리 시스템이 도입되면, 관광세 같은 무차별적 도구 대신 시간대별, 구역별로 관광 흐름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산토리니의 일일 8,000명 크루즈 캡과 디지털 정박 배정 시스템이 이 방향의 초기 형태인 셈이다.

결국 내가 보는 2030년의 여행 풍경은 이렇다. 관광세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어 있을 것이고, 일본식 이중가격제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최소 15개국 이상으로 확산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버투어리즘 자체는 해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80%다. 진짜 해결은 인프라 탈중앙화, 계절 분산, 물량 규제(바르셀로나식 Airbnb 퇴출, 산토리니식 일일 캡), 그리고 기술 기반 군중 관리의 조합으로만 가능하다.

관광세는 이 조합에서 '재원 조달'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 자체로는 절대 답이 아니다. 여행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성수기를 피하고, 유명 관광지 대신 인근 소도시를 선택하고, 지역 경제에 직접 기여하는 방식으로 여행하는 것이다. 관광세를 내는 것만으로 '지속가능한 여행자'가 되었다고 착각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출처 / 참고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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