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페리가 월드컵을 망쳤다고? — 진짜 범인은 무대 위가 아니라 FIFA 회의실에 있다
2026 FIFA 월드컵은 역대 처음으로 멕시코시티, 토론토, 로스앤젤레스 세 도시에서 동시에 개막식을 열었고, 결승전에는 NFL 슈퍼볼을 본뜬 공식 하프타임 쇼까지 도입하면서 축구 경기를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쇼의 일부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케이티 페리의 LA 공연은 '트레인렉', '비명 소리'라는 혹평에 휩싸였고, 같은 무대의 퓨처는 립싱크 논란에 올랐으며, 결승전 하프타임 쇼는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이 큐레이팅을 맡고 마돈나·샤키라·BTS가 공동 헤드라이너로 거론되며 화제를 모았다. 표면적으로 이 변화는 개최국 문화를 존중한 다양성의 축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 개의 광고 시장을 정교하게 분할해 파는 상업적 전략에 가깝다는 점에서 논쟁적이다. 진짜 쟁점은 한 가수의 가창력이 아니라, 스포츠 메가이벤트가 쇼비즈니스 포맷을 통째로 이식하면서 '경기가 주인공'이라는 90년 묵은 전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구조적 전환에 있다. 이 글은 케이티 페리를 향한 비판이 과녁을 잘못 겨눴다는 입장에서 출발해, 세 개막식과 첫 하프타임 쇼가 남길 돌이킬 수 없는 선례, 그리고 2030년 이후 월드컵의 미래까지를 정면으로 따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