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황금사자는 죽었다 — 그리고 죽인 건 러시아가 아니라 '원칙'이었다

AI 생성 이미지 - 베니스 비엔날레 자르디니 파빌리온 입구에 깨진 황금사자 트로피가 놓여 있고, 건물 계단 위에 '작가 보이콧 촉구', '침묵 속에 예술 없음' 배너가 붙어 있다. 다양한 색상의 옷을 입은 관광객들이 일렬로 줄을 서 있으며, 파란 EU 깃발이 옆에 드리워져 있다.
AI 생성 이미지 - 심사위원 사임 이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 폐지와 관광객 투표 도입의 현장

한줄 요약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심사위원단 전원이 사임하고 70명 이상의 작가가 수상을 거부하면서 1895년부터 131년간 이어진 황금사자상이 사실상 폐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심사위원단은 ICC 기소 대상국인 러시아와 이스라엘 국가관의 수상 자격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가 이탈리아 문화부의 압박을 받고 전원 사임을 택했으며, 비엔날레 측은 그 자리를 관광객 투표 방식의 '비지터 라이온스'로 대체했다. 아프리카 여성 최초 총괄 큐레이터였던 코요 쿠오가 별세한 뒤 동료들이 완성한 유작 전시 '마이너 키로'는 소외된 목소리를 위한 기획이었으나, 역설적으로 가장 시끄러운 지정학 전쟁터가 됐다. EU가 러시아 참가를 이유로 200만 유로 보조금을 동결하면서 예술 기관에 대한 정치적 압박의 새로운 선례가 만들어졌다. 이 사태는 현대미술에서 전문가 심판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신호이자, 1930년대 무솔리니 시대부터 이어진 국가관 경쟁 체제의 구조적 모순이 마침내 폭발한 결과로 읽힌다.

핵심 포인트

1

심사위원 전원 사임과 131년 황금사자상의 종말

2026년 4월 22일, 베니스 비엔날레 5인 심사위원단이 ICC 기소 대상국인 러시아와 이스라엘 국가관에 상을 줄 수 없다고 공동 선언한 것이 사태의 시작이었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즉각 조사를 명령했고, 심사위원단은 원칙을 굽히느니 전원 사임을 택했다. 이로써 1895년부터 131년간 이어진 황금사자상이 사실상 폐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70명 이상의 참여 작가들도 연대 차원에서 수상 거부를 선언했으며, 22개 국가관이 이 움직임에 동참했다. 심사위원들의 행동은 도덕적으로 일관된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전문가 심판 시스템 자체를 해체하는 파괴적 효과를 낳았다. 예술사에서 심사위원단 전원이 동시에 사임한 전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이 사건은 국제 예술 행사의 거버넌스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Pussy Riot과 FEMEN의 러시아관 앞 시위, 이탈리아 문화부장관의 개막식 불참, 살비니 부총리의 러시아관 방문 등 정치적 퍼포먼스가 겹치면서 예술 행사가 지정학 무대로 완전히 변질됐다.

2

'비지터 라이온스' 도입과 전문가 심판 시대의 종말

심사위원단이 사라진 빈자리를 비엔날레 측은 '비지터 라이온스'라는 관광객 투표 방식으로 메꿨다. 입장권 소지자라면 누구나 투표에 참여할 수 있으며, 러시아관과 이스라엘관도 당연히 투표 대상에 포함됐다. 이 결정은 현대미술에서 '전문가가 예술적 가치를 판단한다'는 130년 된 전제를 하룻밤 만에 뒤집은 것이다. Artforum의 보도에 따르면 비엔날레 측은 이를 "예술의 민주화"라고 포장했지만, 미술계 내부에서는 "관광객에게 뇌수술을 맡기는 것"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지난 비엔날레 방문객 약 80만 명 중 상당수가 미술 비전공 일반 관광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 결과가 예술적 가치보다 시각적 임팩트나 정치적 호기심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이 실험의 결과는 11월에 나오겠지만, 전문가 심사 독점의 시대가 끝났다는 신호 자체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태다. 칸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이나 터너상 같은 전문가 심사 기반 시상 체계에도 연쇄적인 도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 파급 효과의 범위를 지금 단계에서 가늠하기는 어렵다.

3

코요 쿠오의 유작 전시 '마이너 키로'가 지정학 전쟁터가 된 아이러니

2025년 5월 별세한 코요 쿠오는 카메룬 출신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역사상 최초의 아프리카 여성 총괄 큐레이터였다. 그녀가 기획한 '마이너 키로(In Minor Keys)'는 주류에서 소외된 지역과 공동체의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시로, 동료 큐레이터들이 그녀의 유지를 이어 완성했다. 그런데 이 전시가 개막하자마자 심사위원 사임, 작가 보이콧, EU 보조금 동결, Pussy Riot 시위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소외된 목소리를 위한 무대가 가장 시끄러운 지정학 전쟁터로 변질됐다. 이것은 단순한 아이러니가 아니라, 국제 예술 기관이 큐레이터 개인의 비전을 보호할 구조적 장치가 없다는 근본적 문제를 드러낸다. 코요 쿠오의 이름은 이제 논쟁의 방패와 무기 양쪽에서 소비되고 있으며, 그녀의 유산이 정치적 도구화되는 것을 막을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다.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 관심의 동기가 예술적인 것인지 정치적 호기심인지는 냉정하게 구분해야 한다.

4

EU 200만 유로 보조금 동결이 만든 예술 독립성의 위기

EU는 러시아의 베니스 비엔날레 참가를 이유로 200만 유로의 보조금 동결을 결정했고, Euronews 보도에 따르면 EU 대다수 회원국이 이를 명시적으로 지지했다. 이 금액은 비엔날레 전체 예산의 약 8%에 해당하며, 그 상징적 의미는 금전적 규모를 훨씬 초과한다. 국제 예술 기관에 대해 정치적 이유로 자금을 동결한 것은 EU 역사상 전례가 거의 없는 조치다. 현재 EU 크리에이티브 유럽 프로그램의 연간 예산은 약 3억 8500만 유로인데, 이번 선례가 확대 적용되면 유럽 전역의 문화 기관들이 자기 검열에 나서는 위축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가 직접 검열하지 않더라도 자금줄을 쥐는 것만으로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건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문화 전쟁에서 이미 검증된 메커니즘이다. 이탈리아 문화부가 부족분 충당을 약속했지만, 이것이 비엔날레에 대한 이탈리아 정부의 통제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살비니 부총리의 러시아관 방문은 이 우려를 더욱 증폭시킨다.

5

무솔리니 시대 국가관 체제라는 구조적 원죄

베니스 비엔날레의 국가관(National Pavilion) 체제는 1930년대 무솔리니 파시스트 정권 시기에 현재의 형태로 정착됐다. 각 국가가 자르디니(Giardini) 내 독립 건물에서 자국 예술을 전시하는 올림픽식 구도는 본질적으로 외교 경쟁 구조이며, 예술을 국가 프로파간다의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설계였다. 이 구조가 90년 넘게 유지되면서, 러시아든 이스라엘이든 중국이든 정치적으로 논쟁적인 국가가 참가할 때마다 동일한 유형의 갈등이 반복돼왔다. 2024년부터 '탈국가관(de-pavilion)' 움직임이 일부 큐레이터들 사이에서 시작됐고, 아프리카 연합은 개별 국가관 대신 대륙 단위 통합관을 요구한 바 있다. 현재 자르디니에는 약 30개 국가관이 있으며, 아르세날레까지 포함하면 9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하는데, 이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매 비엔날레마다 유사한 정치적 위기는 필연적이다. 진짜 문제는 러시아관 앞의 시위대가 아니라, 무솔리니가 설계한 경기장에서 '예술의 보편성'을 논하는 구조적 모순 자체다.

긍정·부정 분석

긍정적 측면

  • 예술 기관의 윤리적 책임에 대한 역사적 선례 수립

    심사위원 5인이 전원 사임을 택한 것은 국제 예술 행사 역사상 전례 없는 도덕적 항거였다. ICC가 기소한 국가에 상을 줄 수 없다는 원칙적 거부는 비록 전략적 역효과를 낳았지만, '예술 기관도 지정학적 도덕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이 선례는 칸영화제, 도쿠멘타, 바젤아트페어 등 다른 주요 국제 행사의 운영 체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존에는 심사위원의 역할이 '작품 평가'에 한정됐다면, 이번 사건 이후 심사위원들은 참여국의 정치적 맥락까지 고려하는 확장된 책임을 갖게 됐다. 단순히 "심사위원이 떠났다"가 아니라 "전문가가 양심을 무기로 제도에 저항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며, 이것은 장기적으로 국제 예술 거버넌스를 더 투명하고 윤리적인 방향으로 밀어붙이는 힘이 될 수 있다.

  • 코요 쿠오의 유산과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대한 글로벌 관심 급증

    논쟁이 없었다면 코요 쿠오의 '마이너 키로'는 미술 전문 매체에서만 다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심사위원 사임과 작가 보이콧이 터지면서 이 전시는 CNN, BBC, NPR, The Guardian까지 보도하는 글로벌 뉴스가 됐다. 아프리카 여성 최초 총괄 큐레이터라는 그녀의 업적이 전 세계적으로 재조명되고 있으며,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대한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외된 목소리를 위한 전시가 역설적으로 가장 큰 목소리로 세상에 울려 퍼진 셈이다. 코요 쿠오가 평생 싸웠던 '주류 밖의 예술도 주류 무대에 설 수 있다'는 비전이 그녀의 사후에 오히려 더 강력하게 실현되고 있다는 건, 비극적이지만 분명히 긍정적인 유산이다. 향후 2~3년 안에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대한 갤러리·미술관의 투자가 의미 있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 국가관 체제의 구조적 모순이 마침내 공론의 장에 올라옴

    무솔리니 시대에 설계된 국가관 대항 구도의 문제점은 학계에서 수십 년간 지적돼왔지만, 일반 대중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이번 사태로 "왜 예술을 국가 대항으로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이 미술계 밖까지 퍼져나갔다. '탈국가관' 논의가 학술 세미나에서 나와 실제 정책 토론의 영역으로 진입한 것이다. 현재 자르디니에 국가관을 보유한 약 30개국 중 상당수가 유럽 강대국이며,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아르세날레의 임시 공간에 배치되는 불평등한 구조다. 이번 위기가 이 불평등을 가시화했고, 향후 비엔날레 개혁 논의에서 국가관의 재배치 또는 혼합 모델 도입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코요 쿠오의 마이너 키로가 추구한 '소외된 목소리'의 철학은 국가관 체제 자체의 개혁과 맞닿아 있으며, 이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 자체가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다.

  • 예술과 정치의 관계에 대한 전 세계적 성찰의 계기

    이번 사태는 "예술은 정치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정치적 발언의 도구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현재형으로 되살렸다. EU의 보조금 동결, 심사위원의 양심 선언, 작가들의 집단 보이콧, 정치인의 국가관 방문 등 한 사건 안에서 예술-정치 관계의 거의 모든 스펙트럼이 동시에 펼쳐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 세계 미술대학과 문화정책 연구소에서 관련 세미나가 급증하고 있으며, '예술 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는 학술적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문화 예산 삭감 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 논의는 단순한 학문적 관심을 넘어 실질적인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술이 순수하게 '정치 밖'에 존재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정치에 의해 도구화되지 않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이번 사태가 던진 핵심 과제다.

우려되는 측면

  • 러시아·이스라엘에 역설적 '민주적 정당성' 제공

    심사위원들이 원래 의도한 것은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문화적 정당성을 박탈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심사위원단 사임과 비지터 라이온스 도입이라는 예상치 못한 전개로, 이 두 국가관은 전문가 5명이 아닌 수만 명의 관광객 앞에 서게 됐다. 어떤 각도에서 봐도 더 넓은 무대, 더 큰 노출, 더 많은 관심이다. 특히 러시아관은 살비니 부총리의 방문이라는 이탈리아 극우 정치의 엄호까지 받으면서 '서방의 검열에 맞서는 예술'이라는 피해자 서사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스라엘관 역시 '배제 시도를 이겨낸 민주적 예술'이라는 프레임을 활용할 여지가 생겼다. 배제하려 했던 행위가 되레 피해자 서사를 제공한 것이며, 이것은 국제 문화 외교에서 자주 반복되지만 좀처럼 학습되지 않는 전략적 실수 패턴이다. 역사적으로 2014년 소치 올림픽 보이콧 운동이 오히려 러시아의 국제적 주목도를 높였던 것과 유사한 구도가 반복되고 있다.

  • 전문가 심판 체계 붕괴로 인한 현대미술 판단 기준의 해체

    131년간 유지된 전문가 심사 시스템이 무너진 것은 단순히 한 상의 폐지가 아니라 현대미술의 판단 기준 자체가 흔들리는 것을 의미한다. 비지터 라이온스가 '성공'한다면, 터너상, 마르셀 뒤샹상, 휴고 보스상 같은 다른 전문가 심사 기반 상들도 동일한 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미술은 이미 '내 아이도 이런 건 그리겠다'류의 대중적 회의론에 시달려왔는데, 전문가 심사까지 사라지면 이 회의론을 제어할 제도적 장치가 소멸한다. 관광객 투표는 본질적으로 시각적 임팩트, 정치적 호기심, 소셜 미디어 화제성에 편향될 수밖에 없으며, 개념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은 체계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미슐랭 가이드를 구글 리뷰 평점으로 대체하자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문제이며, 전문성의 가치가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해체되는 현상은 예술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 EU 보조금 동결이 만드는 정치적 검열의 위험한 선례

    EU가 러시아 참가를 이유로 200만 유로를 동결한 것은 국제 예술 기관에 대한 정치적 이유의 자금 차단이라는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 이 논리를 확장하면, 정치적으로 불편한 국가가 참가하는 모든 국제 문화 행사에서 정부가 자금줄을 조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EU 크리에이티브 유럽 프로그램의 연간 3억 8500만 유로 예산이 정치적 조건부로 운용될 경우, 유럽 전역의 문화 기관들이 자기 검열에 나서는 위축 효과(chilling effect)는 불가피하다. 정부가 직접 검열하지 않더라도 자금 통제만으로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반복 검증된 메커니즘이다. 특히 동유럽과 남유럽의 소규모 문화 기관들은 EU 자금 의존도가 높아 이 압박에 더욱 취약하며,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이름으로 예술의 자율성이 훼손되는 것이 과연 진보인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

  • 관광객 투표의 구조적 한계와 편향성 문제

    비지터 라이온스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투표자의 대표성과 전문성이다. 베니스 비엔날레 방문객의 상당수는 이탈리아 국내 관광객과 유럽인이며,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방문객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것은 투표 결과가 지리적으로 편향된다는 의미이며, 코요 쿠오가 추구한 '소외된 목소리의 평등'과는 정반대의 구조적 결함이다. 또한 관광객이 평균적으로 비엔날레에 체류하는 시간은 약 4~6시간인데, 90개 이상의 국가관과 수백 점의 작품을 이 시간 안에 충분히 감상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투표는 동선 초반에 위치한 국가관이나 SNS에서 미리 화제가 된 작품에 편중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예술적 가치가 아니라 동선 설계와 마케팅 역량에 의해 수상작이 결정된다는 뜻이며, '민주화'라는 포장 아래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 코요 쿠오의 유산이 정치적 도구로 소비되는 위험

    코요 쿠오의 이름과 '마이너 키로'의 철학이 모든 진영에 의해 자기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우려 사항이다. 심사위원 지지자들은 "코요 쿠오라면 우리처럼 원칙을 지켰을 것"이라고 말하고, 비엔날레 측은 "비지터 라이온스야말로 코요 쿠오의 '소외된 목소리' 정신의 실현"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러시아 측까지 "모든 국가의 예술을 포용하자는 것이 코요 쿠오의 정신"이라고 인용한다. 고인의 유산이 이렇게 다방면으로 도구화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그녀의 실제 예술적 비전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는다. 코요 쿠오의 '마이너 키로'는 특정 정치적 입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술적 다양성과 포용의 확대를 위한 것이었으며, 이것이 정쟁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점이 비엔날레 거버넌스의 구조적 결함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전망

2026년 하반기 당장의 변화부터 짚어보자. 비지터 라이온스의 첫 번째 결과가 11월 베니스 비엔날레 폐막 무렵 발표될 예정인데, 나는 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논쟁의 불씨가 될 거라고 본다. 만약 러시아관이나 이스라엘관이 높은 투표를 받으면 "봐라, 관광객도 예술성을 인정한 것"이라는 주장과 "정치적 호기심 투표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격돌할 것이다. 반대로 두 국가관이 낮은 투표를 받으면 "대중도 배제에 동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 테고, 관광객 투표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비엔날레 방문객 수가 약 80만 명이었는데, 이 중 실제 비지터 라이온스 투표에 참여하는 비율이 10%만 돼도 8만 표라는 숫자가 나온다. 전문가 5명의 판단을 대체하기엔 양적으로 압도적이지만, 질적으로 이 투표가 예술적 가치를 반영하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11월 결과 발표 직후 미술계 반응이 비엔날레의 향후 10년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EU 보조금 동결의 후속 조치도 단기적으로 촉각을 세워야 하는 대목이다. 현재 동결된 200만 유로는 비엔날레 전체 예산의 약 8%에 해당하는데, 이탈리아 문화부가 이 공백을 메꿀 의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나는 6개월 이내에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 예산으로 부족분을 충당할 거라고 보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이것이 비엔날레의 EU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인지, 아니면 이탈리아 정부의 비엔날레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인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살비니 부총리가 러시아관을 방문한 행보는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이탈리아 극우 정치 세력이 비엔날레를 문화 전쟁의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시그널이다. 향후 3개월에서 6개월 안에 이탈리아 국내 정치와 비엔날레의 관계가 훨씬 가시적으로 드러날 것이며, 문화부장관 교체 같은 인사 변동이 있다면 비엔날레 거버넌스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중기적으로 가장 큰 파장은 다른 국제 예술 행사들의 도미노 반응이다. 2027년 도쿠멘타 16이 독일 카셀에서 열리고, 2028년에는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가 예정돼 있으며, 매년 열리는 바젤아트페어와 프리즈 같은 메이저 행사들이 비지터 라이온스의 결과를 면밀히 관찰할 것이다. 만약 관광객 투표가 미디어의 폭발적인 주목을 받고 비엔날레 방문객 수가 오히려 증가한다면, 다른 행사들에게도 '대중 참여형 심사'를 도입할 강력한 유인을 제공한다. 이미 도쿠멘타는 2022년 루앙루파(ruangrupa) 사태 이후 운영 구조 개혁을 논의 중인데, 비지터 라이온스가 하나의 모델이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나는 2027년까지 최소 2개 이상의 주요 국제 예술 행사가 '관객 투표' 요소를 실험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본다. 다만 이것이 전문가 심사를 완전히 대체하는 형태가 아니라, 전문가 심사와 관객 투표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될 확률이 70% 이상이다. 순수한 전문가 심사 독점의 시대는 어떤 형태로든 끝나고 있다는 게 내 판단이다. 한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처럼 아시아를 대표하는 비엔날레들도 이 전환을 주시하고 있으며, 전문가 심사와 대중 참여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선택할지는 조만간 피할 수 없는 질문이 될 것이다.

EU의 예술 기관에 대한 자금 정책도 중기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보조금 동결이 선례가 되면서, EU 크리에이티브 유럽(Creative Europe) 프로그램의 수혜 기관들은 앞으로 정치적 리스크를 훨씬 더 신중하게 평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027년 EU 예산 검토 시점에 예술 기관 지원의 정치적 조건부 지급(conditional funding) 규정이 강화될 수 있다. 현재 크리에이티브 유럽 프로그램의 연간 예산은 약 3억 8500만 유로인데, 이 중 특정 국가 참여를 이유로 동결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된다면, 유럽 전역의 문화 기관들이 스스로 자기 검열에 나서게 되는 위축 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한다. 정부가 직접 검열하지 않더라도 돈줄을 쥐고 있으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건 역사가 반복적으로 증명해온 사실이다. 나는 이것이 예술의 정치적 독립성을 위협하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이며, 2년 안에 최소 3개국 이상의 문화 기관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국가와의 협력을 자발적으로 축소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다.

장기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질문은 국가관 체제의 운명이다. 2028년 또는 203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국가관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2024년부터 일부 큐레이터들이 '탈국가관(de-pavilion)' 움직임을 주도해왔고, 아프리카 연합(AU)이 개별 국가관 대신 단일 아프리카관을 요구한 전례도 있다. 코요 쿠오의 유산이 이 움직임에 상징적 힘을 더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관이 1995년부터 자르디니 내에 독립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인데, 이번 국가관 체제 개혁 논의는 한국 문화 외교의 방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는 2030년까지 현재의 순수 국가 대항 구도가 혼합 모델로 전환될 확률을 약 40%로 본다. 구체적으로는 국가관 50%와 주제관(큐레이터가 국적 불문하고 선정한 개인 작가) 50%의 병행 체제가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국가관 체제의 완전 폐지 확률은 5% 이하라고 본다. 각국 정부가 베니스에 투입하는 비용은 자국 문화 외교의 핵심 수단이며, 이 돈줄을 스스로 끊을 정부는 지구상에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무솔리니가 설계한 경기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튼튼하다.

현대미술의 권위 구조 자체도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재편을 피할 수 없다. 비지터 라이온스의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내든, '누가 좋은 예술을 결정하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수면 위로 올라왔다. 나는 향후 5년 안에 현대미술 시장에서 세 가지 권위 채널이 공존하게 될 것으로 본다. 전통적 전문가 심사(비엔날레·미술관 큐레이팅), 알고리즘 기반 대중 투표(비지터 라이온스 계열의 관객 참여형), 그리고 DAO(탈중앙화 자율 조직) 방식의 블록체인 기반 심사(NFT 커뮤니티)다. 글로벌 미술 시장 규모가 2025년 약 679억 달러에서 2030년 8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세 채널 간의 시장 점유율 경쟁은 단순한 비즈니스 이슈가 아니라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의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문명적 전환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코요 쿠오가 추구했던 '마이너 키'의 정신, 즉 소외된 목소리에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비전은 전문가 심사보다 탈중앙화 모델에서 더 충실하게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

시나리오별로 정리해보자. 가장 낙관적인(bull) 시나리오는 비지터 라이온스가 예상 외로 높은 예술적 안목을 보여주면서, 전문가 심사와 대중 참여의 건강한 공존 모델이 탄생하는 경우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2028년까지 '전문가 최종 심사 + 관객 투표 부문상' 같은 이원 구조가 정착하고, 비엔날레의 대중적 접근성과 전문적 권위가 동시에 올라간다. 확률은 15% 정도로 본다. 기본(base) 시나리오는 관광객 투표가 예상대로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인스타그래머블한 작품 위주로 흘러가고, 미술계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2~3년 안에 전문가 심사를 부분적으로 복원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정착하는 것이다. 확률 55%로 가장 높다. 가장 비관적인(bear) 시나리오는 비지터 라이온스가 정치적 도구로 악용되거나 국가 단위 조직적 투표 동원 논란이 터져서 비엔날레의 권위 자체가 치명적으로 손상되는 경우다. 확률 30%. 특히 bear 시나리오에서는 주요 갤러리와 미술관이 비엔달레 참여를 축소하면서 행사가 관광 이벤트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한때 세계 3대 비엔날레로 불렸던 상파울루 비엔날레가 2010년대에 겪었던 위상 하락이 베니스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은 결코 가벼운 경고가 아니다.

물론 내 전망이 틀릴 수 있는 조건들도 분명히 있다. 만약 비지터 라이온스에서 정말로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면, '관광객도 좋은 예술을 알아본다'는 강력한 서사가 만들어지면서 대중 투표의 정당성이 한 순간에 급등할 수 있다. 국가관 체제에 대한 내 비관적 전망도 틀릴 수 있는데, 기후 위기나 경제 위기로 각국 정부의 문화 예산이 대폭 삭감된다면 국가관 유지 비용 자체를 감당하지 못하는 나라들이 속출하면서 체제가 내부에서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독자들에게 하나 제언을 하자면, 11월 비지터 라이온스 결과가 나왔을 때 단순히 "누가 1위냐"만 볼 게 아니라 세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투표 참여율, 투표자의 국적 분포, 투표된 작품의 유형(시각적 스펙터클 vs 개념적 작품)이다. 이 세 지표가 관광객 투표의 진짜 성격을 보여줄 것이다. 예술의 미래가 걸린 거대한 실험이 지금 이 순간에도 베니스에서 진행 중이라는 사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이 사태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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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개 마을 추장이 산문(山門)을 막아섰다 — 굴착기는 이미 성산 안에 있었다

말라위 남부의 물란제 산은 2025년 7월 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6개월 만에 8억 2천만 달러 규모의 보크사이트·희토류 광산 개발 압력에 직면했다. 연간 2억 6천만 달러의 외화와 1,300개 일자리를 내세운 광산 프로젝트는 9개 강의 발원지이자 100만 명의 식수원, 70여 종의 고유종 서식지인 성산(聖山)을 정면으로 겨눈다. 147개 마을의 추장이 만장일치로 반대하고 2026년 1월 주민들이 회사 인력을 물리적으로 쫓아냈음에도, 광산 규제 당국은 탐사 허가 절차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하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이 사안은 단순한 환경 분쟁이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와 재생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알루미늄·희토류 수요가 어떻게 가난한 나라의 신성한 산을 채굴 대상으로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구조적 사례다. 세계유산이라는 이름표가 약소국에게 보호가 아니라 새로운 국제적 압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이 이 산 위에서 시험대에 올랐고, 한국 독자에게도 결코 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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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비드 왕이 '세상의 절반'이라 부른 도시에 폭탄이 떨어졌다

이스파한의 나크시-에 자한 광장이 2026년 3월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1598년 사파비드 왕조 샤 아바스 1세가 조성한 이 광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인류 공동 유산이었다. 이란 전역 140개 이상의 박물관과 유적지가 훼손되었고, 국제법 전문가 100인 이상이 이를 '잠재적 전쟁범죄'로 경고했음에도 서방 주요 정부의 반응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다. 우크라이나 문화재 파괴에 대한 즉각적인 국제 분노와 비교하면 이 침묵은 국제 문화재 보호 체계의 선택적 적용이라는 불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1954년 헤이그 협약과 로마 규정이 규정한 문화재 보호의 원칙이 강대국 군사작전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 이스파한의 상처가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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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2026, 본선은 비었고 변방은 터졌다 — 영화 권력의 대이동

칸영화제 2026의 메인 경쟁 부문에 흑인 감독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세계 최고 영화제를 자처하는 칸의 다양성 논쟁이 다시 한번 정면으로 불거졌다. 동시에 Un Certain Regard, 감독주간, 마르셰 뒤 필름 등 비경쟁 섹션에서 아프리카와 MENA 지역 영화들이 전례 없는 존재감을 발휘하며 역설적 약진을 보이고 있다. 이 대조적 현상은 칸이 약 100년간 고수해온 유럽 오트르 시네마 중심의 선발 기준 자체가 구조적 편향을 내포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놀리우드의 연간 2,500편 제작 규모와 약 60억 달러 산업 가치, 그리고 OTT 플랫폼의 아프리카 투자 확대는 칸의 게이트키핑 없이도 아프리카 영화가 글로벌 시장에 도달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을 만들고 있다. 세계 영화 생태계의 다극화가 가속화되면서, 칸 중심의 단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의 전환이 향후 5년 안에 가시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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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주문이 아니라 호메로스였다 — 이집트 미라 속 파피루스가 뒤집은 1,600년의 상식

서기 400년경 로마 시대 말기, 이집트 옥시린쿠스의 무덤 65호에서 발굴된 한 미라의 복부 위에서 호메로스 일리아드 제2권 "함선 목록(Catalog of Ships)" 파피루스가 발견되었다. 이 발견은 고고학 역사상 처음으로 그리스 문학 텍스트가 이집트 미라화 과정에 의도적으로 삽입된 사례로 기록된다. 기존 이집트 미라에서 출토된 파피루스는 거의 전부가 사자의 서나 마법 주문 같은 종교 텍스트였기 때문에, 이번 사례 한 건이 1,600년간 굳건했던 이집트 장례 의식의 상식을 흔들고 있다. 바르셀로나 대학과 고대 근동 연구소 합동 발굴팀이 2025년 11월 현장에서 확인한 이 미라는 황금 혀 세 개와 구리 혀 한 개, 그리고 기하학 문양 리넨 붕대로 정성껏 감싸인 명백한 엘리트 매장이었다. 나는 이 파피루스를 "사후 신분증"으로 본다 — 영원의 문턱을 넘는 한 인물이 "나는 교양 있는 그레코-로마 시민이었다"를 새겨 넣은 마지막 자기 선언이라는 뜻이다. 단순한 발굴 뉴스로 흘려보내기에는, 이 한 장의 종이가 던지는 정체성·식민 내면화·죽음 의례에 대한 질문이 너무 무겁고 너무 현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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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만리장성 — 중국 인쇄업체가 런던 박물관의 역사를 지운 법

런던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V&A) 박물관이 중국 인쇄업체 C&C Offset Printing의 요구에 따라 1930년대 영국 제국 무역로 지도를 전시 카탈로그에서 삭제한 사건이 국제 문화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출판총관리국(GAPP) 규정을 근거로 한 이 요구는 외교적 압력이나 정치적 협박 없이, 인쇄 계약이라는 일상적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통해 자동으로 작동한 '검열관 없는 검열'이라는 점에서 종래의 검열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대영박물관, 테이트, 영국국립도서관 등 영국 주요 문화기관 다수가 동일한 중국 인쇄업체를 사용하며 유사한 콘텐츠 수정 요구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것이 개별 기관의 실수가 아닌 서구 문화 생태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사건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영국 인쇄업체 대비 절반 수준인 중국 인쇄비가 만들어낸 경제적 종속이 문화적 자기검열의 통로로 전환된 이 현상은, 권위주의 국가의 소프트파워가 물리적 국경을 넘어 서구 문화기관의 역사 기록까지 변형시키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비용 절감이라는 합리적 경제 논리가 역사 자료의 무결성 훼손이라는 비합리적 결과를 낳는 이 역설적 구조는, 문화 공급망 주권이라는 새로운 의제를 국제사회에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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