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3,400년 전 히타이트 점토판 184개가 기록한 역병, 죽은 공주, 전쟁의 절규
카얄르피나르 히타이트 점토판 184개는 기원전 14세기 중반, 투달리야 2세 재위기에 아나톨리아를 뒤흔든 역병과 전쟁의 기록을 3,400년 만에 세상에 드러냈다. 고열을 동반한 전염병이 도시에서 도시로 퍼지며 아이와 영아가 쓰러지는 상황에서, 왕실은 점술사를 불러 아픈 왕자와 공주의 생존 가능성을 물었다. 아직 젖을 떼지 못한 공주의 병과 죽음, 장례 의례까지 기록된 점토판은 왕실의 사적 비극이 국가 문서로 남겨진 드문 사례다. 서부 아나톨리아의 장군들은 적의 포위 속에서 병사, 말, 전차를 요청하는 서신을 왕에게 보냈으며, 예비 판독에 따르면 지원이 없을 경우 군대가 소멸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는 이 아카이브를 21세기에 발굴된 가장 포괄적인 히타이트어 아카이브라고 밝혔으며, 2025년 출토 53점과 같은 구역·같은 아카이브에서 연속 발굴되었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더 넓은 왕실 문서고의 일부로 보고 있다. 히타이트어와 후리어로 작성된 이 문서들은 3,400년 전 국가 행정, 군사 동향, 종교 의례, 왕실 가족의 위기를 직접 보여주는 1차 사료로서, 수도 하투샤 중심이었던 히타이트 연구에 지방의 시각을 더할 수 있는 자료라고 나는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