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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은 배를 채워주지 않는다 — 싱가포르 호커 문화의 잔인한 역설
싱가포르 호커 문화가 2020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에도, 정작 호커들의 생계 환경과 세대 계승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호커 계승 제도(HSS)는 2022년 1월 출범 이후 2025년 9월 국회 서면답변 기준 완료된 이전이 단 6건에 그치며, 호커의 중위 연령은 약 60세로 10년 내 대규모 은퇴 파동이 예고된다. 정부가 향후 20~30년에 걸쳐 최대 S$10억을 호커센터 업그레이드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투자 대부분이 건물 인프라에 집중되어 호커 개인의 생계 구조와는 괴리가 있다. 호커 개발 프로그램(HDP) 교육 이수자 566명 중 실제 영업 중인 곳은 16곳으로 전환율 2.8%에 불과하며, 원재료비가 운영비의 56%를 차지하는 비용 구조에서 저렴한 음식값을 유지해야 하는 호커들의 압박은 가중되고 있다. 이 현상은 홍콩 다이파이동 소멸, 방콕 노점상 강제 이전 등 전 세계 로컬 식문화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의 축소판이다. 유산이라는 훈장이 생계 모델을 대신하지 못한다는 근본적 모순이 싱가포르 호커 문화 위기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