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남극 얼음 속에 '거꾸로 된 전구'를 묻은 남자, 38년 만에 노벨상
2026년 노벨 물리학상이 남극 얼음 1km³에 광센서 5,160개를 설치해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뉴트리노를 최초로 관측한 IceCube 뉴트리노 관측소의 건설과 발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프란시스 할젠에게 돌아갔다. 뉴트리노 천문학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는 빛으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우주의 극한 환경, 이를테면 블랙홀 주변이나 은하 핵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는 창을 열었다. 1988년 폴란드 학회에서 처음 제안된 남극 얼음 관측소 아이디어가 38년에 걸친 국제 협력과 기술적 도전 끝에 노벨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 수상은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 투자의 가치를 상징하면서도, 뉴트리노 천체 출처 확정이 아직 통계적 한계에 머물러 있다는 과학적 솔직함을 함께 요구한다. 미국 행정부의 FY2026 예산 요청안에서 IceCube 항목 삭감이 논의된 같은 해에 노벨상이 수여되었다는 사실은 기초과학 예산 정치의 복잡한 현실을 보여준다. IceCube-Gen2가 현재의 8배인 8km³ 규모로 계획 중인 가운데, 뉴트리노로 우주를 보는 새 천문학은 이제 겨우 첫 장을 넘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