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네스코의 '보편적 가치'는 보편적이지 않다 — 부산 회의가 인정해야 할 불편한 진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이 내세우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라는 기준이 1972년 서구 강대국이 설계한 유럽식 미학의 산물이라는 구조적 비판이 50년 넘게 이어져왔다. 유럽 문화유산 473개 대 아프리카 문화유산 63개라는 7.5대 1의 격차는 아프리카 유적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준 자체가 유럽 성당과 궁전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핵심 논점이다. 2026년 7월 13일 부산에서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청년 포럼이 개막했고, 7월 19일부터 본회의가 시작되지만, 이 회의가 의장국 교체 수준의 표면적 변화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OUV 기준 자체를 재정의하는 구조적 전환을 이룰 것인지가 관건이다. 흥미로운 건, 유네스코를 가장 격렬히 비판하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이 동시에 가장 열심히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역설인데, 이것은 위선이 아니라 글로벌 문화 권력이 얼마나 깊이 내면화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세계유산기금의 유적당 지원금이 1996년 6,900달러에서 2018년 2,008달러로 67% 급락한 상황에서, 시스템의 정당성 자체가 시험대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