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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맘껏 써도 된다는 대회에서 약 안 쓴 선수가 이겼다 — Enhanced Games의 황당한 결말
2026년 5월 24일 라스베이거스 Resorts World에서 개최된 Enhanced Games는 퍼포먼스 향상 약물(PED)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스포츠 대회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42명의 선수가 24개국에서 참가해 수영, 육상, 역도 세 종목을 겨뤘는데, 참가자의 91%가 테스토스테론을, 79%가 인간성장호르몬(HGH)을 사용하는 등 약물 사용이 사실상 기본값으로 설정된 대회였다. 그런데 6개 이벤트 중 3개에서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클린"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의 근본 전제를 스스로 뒤집는 역설적 결과가 나왔고, 유일하게 세워진 세계 기록마저 금지된 폴리우레탄 수트 착용과 타이밍 논란으로 공식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피터 틸과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투자한 12억 달러 규모의 SPAC 상장 기업 Enhanced Group이 주도한 이 대회는 스포츠 혁명보다는 보충제 마케팅 쇼에 가까웠다는 비판을 받으며, 현대 스포츠의 도핑 논쟁, 자본의 역할, 선수 착취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Enhanced Games가 의도치 않게 증명한 것은 결국 PED의 효과가 대중의 인식만큼 압도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며, 이 12억 달러짜리 실험은 반도핑 운동에 오히려 가장 강력한 논거를 선물하는 아이러니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