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71%에서 57%로 — 달러가 지구에서 밀려나는 속도

한줄 요약

BRICS 결제 시스템이 달러 사용을 3분의 2나 줄이고,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했다. 중앙은행들은 금을 미친 듯이 사들이고, 달러의 외환보유액 비중은 1994년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근데 진짜 질문은 이거다 — 이게 달러의 장례식인가, 아니면 그냥 감기인가?

핵심 포인트

1

달러의 외환보유액 비중 역사적 하락

IMF COFER 데이터에 따르면 달러의 글로벌 외환보유액 비중이 2025년 3분기 기준 56.9%로 199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999년 71%에서 14퍼센트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2017년 1분기의 64.69%에서 8년 만에 7.8퍼센트포인트가 증발했으며, 이 감소분은 유로나 엔이 아닌 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 중국 위안 등 비전통적 통화로 분산되고 있다. 이것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달러 편중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줄이려는 움직임의 결과다. 다만 달러는 여전히 2위인 유로(약 20%)와 비교하면 압도적 1위이며, 이 하락이 종말이 아닌 점진적 다극화를 의미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2

BRICS Pay와 결제 인프라의 실전 투입

BRICS Pay가 러시아의 SPFS, 중국의 CIPS, 인도의 UPI를 연결하며 BRICS 블록 내 무역에서 달러 사용을 3분의 2 줄였다. 브라질 기반 결제 네트워크는 초당 2만 건 처리 능력을 갖추고, 중국-인도-이집트-UAE 중앙은행을 연결한다. 러시아-중국 양국 무역의 90%가 이미 루블과 위안으로 결제되고 있으며, NDB는 2026년까지 대출의 3분의 1을 자국 통화로 집행할 예정이다. BRICS Unit(금 40%+통화 60%)의 파일럿 프로그램이 2025년 10월 시작되어 디지털 금본위제의 단초를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SWIFT 바깥에서 실제로 돈이 오가는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3

금 가격 $5,000 돌파의 구조적 의미

금이 2026년 1월 온스당 5,000달러를 사상 처음 돌파했고, JPMorgan은 연말 6,300달러, 도이체방크는 6,000달러를 전망한다. 중앙은행들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연간 1,000톤 이상 금을 매입했으며, 2026년에도 773~1,117톤이 예상된다. 상위 15개 중앙은행의 누적 순매입이 2,000톤 이정표를 넘었고, 중국 인민은행이 350톤, 폴란드 중앙은행이 314톤을 추가했다. 금 가격 급등의 핵심 동인은 단순한 안전자산 수요가 아니라, BRICS 국가들이 달러 표시 자산에서 금으로 체계적으로 전환하는 구조적 변화다.

4

트럼프 관세가 탈달러화를 가속시키는 아이러니

트럼프가 대법원의 IEEPA 관세 위헌 판결에 대응해 Trade Act 1974 Section 122를 동원, 15%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 이 법의 최대 허용치인 15%를 즉시 적용한 것이며, 150일 시한이 있어 의회 연장 없이는 자동 만료된다. 관세를 당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달러 기반 거래 자체가 미국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PIIE도 이 관세의 법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정책 불확실성이 달러 신뢰를 더욱 갉아먹는 악순환이 형성되고 있다.

5

CBDC 연동이 진짜 게임체인저

BRICS는 인도의 디지털 루피, 중국의 디지털 위안, 러시아의 디지털 루블을 상호 운용 가능한 인프라로 연결하는 CBDC 인터오퍼러빌리티 프레임워크를 추진 중이다. 이것이 실현되면 SWIFT 시스템을 우회하는 새로운 국제 결제 고속도로가 열린다. 기존에는 달러를 거치지 않으면 국제 결제가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CBDC 연동이 가동되면 달러가 끼어들 자리가 사라진다. 금은 신뢰의 저장소이고 CBDC는 거래의 파이프라인이며, 이 둘의 결합이 달러의 결제 독점에 처음으로 진짜 위협이 된다.

긍정·부정 분석

긍정적 측면

  • 통화 다극화로 글로벌 금융 시스템 안정성 제고

    하나의 통화에 세계 경제가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구조적 취약성을 만든다. 2022년 러시아 자산 동결, 2026년 미국 관세 남발 등의 사례가 보여주듯, 달러 패권이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될 때 무고한 제3국까지 피해를 입는다. BRICS의 대안 결제 인프라 구축은 이러한 단일 통화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개발도상국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여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회복력을 높인다.

  • 신흥국 통화 주권 강화

    BRICS Pay와 CBDC 연동은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로 직접 무역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기존에는 인도 기업이 브라질에 수출하더라도 달러로 환전해야 했기 때문에 환율 리스크와 수수료 부담이 컸다. 자국 통화 직접 결제가 가능해지면 신흥국들의 경상수지 관리가 수월해지고, 미국 금리 정책에 대한 과도한 종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금 기반 결제 수단의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

    BRICS Unit이 금 40%로 뒷받침되는 것은 피아트 화폐의 무제한 발행 리스크에 대한 자연스러운 대안이 된다. 미국의 연방 부채가 36조 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실물 자산으로 뒷받침되는 결제 수단은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개발도상국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 디지털 결제 혁신의 촉매

    BRICS의 CBDC 연동 프로젝트는 글로벌 결제 시스템 전체의 디지털 혁신을 촉진한다. 이 경쟁이 SWIFT도 자체 현대화를 서두르게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국제 송금의 속도와 비용이 개선되어 전 세계 소비자와 기업이 혜택을 받게 된다.

우려되는 측면

  • BRICS 내부 분열과 정치적 이해관계 충돌

    BRICS의 최대 약점은 내부 분열이다. 인도와 중국은 아루나찰프라데시 영유권 분쟁, 무역 불균형, 전략적 경쟁 관계에 있다. 2025년의 해빙 무드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진전은 제한적이었다. Fortune지가 지적한 것처럼 BRICS의 급속한 확대가 결속력을 오히려 갉아먹을 수 있으며, 회원국 간 경제 체제의 차이가 통합된 금융 인프라 운영을 어렵게 만든다.

  • 달러 대체재의 부재와 유동성 한계

    달러의 진짜 힘은 외환보유액 비중이 아니라 깊이 있는 자본시장과 유동성이다. 미국 국채 시장의 규모와 유동성은 세계 어느 시장과도 비교할 수 없다. 위안은 자본 통제가 걸려 있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없고, BRICS Unit은 아직 파일럿 단계이며, 위기 상황에서 안전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검증되지 않았다.

  • 기술적 복잡성과 사이버 보안 리스크

    CBDC 인터오퍼러빌리티는 기술적으로 매우 도전적인 과제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 기술, 규제 프레임워크,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가진 국가들의 시스템을 연동하는 것은 이론보다 실행이 훨씬 어렵다. 또한 국가 간 디지털 결제 네트워크가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

  • 글로벌 금융 불안정 초래 가능성

    탈달러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 오히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달러 기반 자산의 급격한 매도는 미국 국채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이것은 글로벌 금리 급등으로 이어져 개발도상국의 달러 표시 부채 상환을 어렵게 만든다.

전망

단기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사이에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변수다. 15% 글로벌 관세가 150일 시한을 넘기면 달러 신뢰도에 또 한 번 타격이 갈 것이고, 그러면 금 가격은 JPMorgan이 예측한 6,300달러를 향해 움직일 수 있다. 중기적으로 1~3년 후에는 BRICS CBDC 연동의 실질적 가동 여부가 핵심이다. 만약 인도-중국 간 디지털 결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면, 동남아와 아프리카의 신흥국들이 대거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3~5년 후를 보면, 달러의 외환보유액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처음으로 현실적인 가능성이 된다. 하지만 이것은 달러의 종말이 아니라 멀티커런시 시대의 도래다. 달러는 여전히 가장 큰 플레이어이되, 유일한 플레이어는 아닌 세상이 온다.

출처 / 참고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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